일하면 정신병도 극복한다
일하면 정신병도 극복한다
중·고령층 은퇴 후 우울증 등 심각 ... 재근로가 발생 가능성 낮춰 ... 정책적 대안 마련돼야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1.0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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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기점으로 중·고령층의 우울증 발생이 심각하기 때문에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은퇴를 기점으로 중·고령층의 우울증 발생이 심각하기 때문에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정식 기자] 중·고령층이 되면 은퇴를 기점으로 인지적 자극 부족과 자기충족감 상실 등으로 인지기능 저하 및 우울증 발생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적절한 대안이 마련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아영 미래전략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은퇴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한국보건사회연구원)를 통해 “중고령층은 은퇴를 기점으로 우울증 및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고 삶의 질 저하뿐만 아니라 부양가족과 사회에 커다란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며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은퇴 후 재근로가 우울증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주관적 건강과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경도인지장애 진단자 3배 증가 ... 80%, 5년 이내 치매로 발전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이 2018년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12년 6만2919명에서 2017년 18만5967명으로 불과 5년만에 약 3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사람 중 80%는 5년 이내에 치매로 발전됐다. 건강보험에서 나가는 치매 진료비는 2012년 9288억원에서 2017년 1조9588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며, 우울증은 자살의 주요 원인일 뿐만 아니라, 은퇴한 중고령층이 고독사하는 주된 원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은퇴가 중고령층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에 심각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이아영 부연구위원은 ‘한국고령화패널조사 1~6차 자료’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간이 지표’를 활용해 은퇴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다.

 

미은퇴자와 은퇴자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취업자(미은퇴자)와 은퇴자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분석결과를 보면 50대 후반~60대 이후 연령대의 경우 은퇴자에 비해 계속 근로하는 사람의 인지기능이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기능을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계산, 기억 회상, 명령 시행 항목의 경우 은퇴자에 비해 계속 근로하는 사람의 감소 양상이 완만한 편이었다. 이해 및 판단 항목은 은퇴 비율이 높은 60대 이후 계속 근로자와 은퇴자 간에 많은 차이가 발생했다.

성별에 따른 은퇴 후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의 경우 크기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은퇴 직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미은퇴자와 은퇴자의 인지기능 세부 지표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취업자(미은퇴자)와 은퇴자의 인지기능 세부 지표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은퇴후 재근로 활동, 정신건강에 긍정적

일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고령화와 고학력 등을 고려한 사회적·정책적 대안은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일하면 행복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고령화와 고학력 등을 고려한 사회적·정책적 대안은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이 부연구위원은 “은퇴 후 사회활동 및 대인관계의 부정적 변화가 정신건강과 인지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국에서의 일은 사회와의 통로로써의 역할이 크고, 이러한 이유로 은퇴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과 연결망(networks)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은퇴 후 재근로자와 은퇴자 간 비교를 통해 생산활동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를 추가적으로 살펴본 결과 재근로활동은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저하를 상대적으로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와 은퇴 후 재근로자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은퇴자와 은퇴 후 재근로자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변화. (자료=한국고령화패널 1차~6차)

이 부연구위원은 “연령에 따라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이 저하되기는 하나, 50대 후반~60대 이후 저하되는 속도는 은퇴 후 재근로자가 은퇴자에 비해 완만했다”며 “은퇴 후 재근로가 역할지원 및 사회적 소속감을 통한 긍정적 자기지각을 강화해 우울증 등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학력 및 건강수명 고려한 사회활동 지원 필요

따라서 중고령층의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료 영역의 역할뿐 아니라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 은퇴 후 생산 및 사회활동 참여 유도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제안이다.

현재 정부는 통합건강증진사업과 ‘노후준비 지원법’을 통해 중고령층의 건강하고 안정된 노년 준비를 위해 물적·인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고령층을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자원봉사 콘텐츠 개발 및 프로그램 확대, 사회공헌 일자리 마련 등을 통해 사회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도 개인의 노력 또는 민간시장에 의하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며 제반 여건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회참여 접근 통로 확대를 통해 정신건강 및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차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위원의 의견이다.

그는 “현재 은퇴로 진입한 중고령층은 기존 은퇴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학력이며 건강수명이 길어져 사회 및 생산활동 욕구가 높은 베이비붐 세대”라며 “은퇴자들의 학력 수준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존 지원 활동은 정신건강과 인지능력을 유지하거나 악화 속도를 늦추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은퇴했거나 은퇴할 예정인 중고령층의 특성과 욕구를 파악해야 하며, 이를 고려해 생산 및 사회활동 영역의 참여 기회와 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원의 확대는 공공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지원과 함께 지역사회, 민간과의 연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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