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글로벌 시장 직판체계 구축까지가 내가 해야할 1단계 역할이다. 1단계를 마치면 2020년 은퇴할 것이다."
지난 2002년 출범한 생명공학기업 셀트리온을 창립 20년도 안돼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키운 셀트리온그룹의 서정진 회장이 오는 2020년 은퇴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셀트리온그룹의 '2019년 사업 및 마케팅 전략'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회사의 시무식에서도 2020년에 은퇴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은퇴 후에는 잠을 실컷 자고 '도시 어부'(TV 예능 프로그램)에 나갈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다. (2020년 은퇴는) 내 임의로 정했는데 팔팔할 때 물러나자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여기저기서 은퇴 계획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나를 세뇌하기 위함이다.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물려주고 떠나려고 한다. 다만 여기(1단계)까지는 내 손으로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서 회장의 은퇴발언은 기자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한 기업의 총수가 자신의 2세가 아닌 후배들에게 기업을 물려주고 떠나겠다고 공언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서 회장이 이같은 약속을 지킨다면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을 글로벌 반열에 올려놓은 입지적적 인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경영과정에서 이런저런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일단 사심이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의 역사를 새롭게 쓴 인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는 과연 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내가 나를 세뇌하기 위함"이라는 발언까지 한 것을 보면,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반응이 있는가하면, 인간의 욕심이 그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