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 환자에게 희망을 주세요”
“화상 환자에게 희망을 주세요”
[인터뷰]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강동희 간호사 ... "환자들 고통 너무 크다"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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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6 0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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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사건사고에서 화상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화상환자수는 연평균 48만 여명에 달한다. 화상을 입고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은 신체적 고통 뿐 아니라 극심한 트라우마까지 겪는다. 하지만 슬픔에 잠기면 회복을 기대하는 마음의 문도 닫힐 수 있다. 그들에게 희망의 문을 열어주는 최일선의 의료인은 바로 간호사들이다. 화상전문병원으로 유명한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강동희 간호사를 만났다.

 

“꽁꽁 언 환자 마음 녹이는 것은 ‘소통’”

최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에서 만난 강동희 간호사는 “화상환자의 경우 정신적으로 많이 약해진 상태라 입원 시부터 퇴원까지 정서적인 지지가 많이 필요한 상태”라며 “라운딩을 할 때 환자와 소통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성분들의 경우 안면화상을 입고 입원하면 자살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 한다. 처음엔 환자 상태를 살피는 일부터 시작해 조금씩 대화를 나누며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정신적인 패닉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경우 정신의학과에 협진을 의뢰하거나 사회 사업팀 연계를 통해 충분히 정신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도와드린다. 또 협진을 통해 정신적으로 극복하신 분들을 연계해드리기도 한다.”

강 간호사는 “화상환자들을 돌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치료받으며 힘들어하는 환자나 자책하는 보호자를 볼 때면 (나 자신도) 감정적으로 소모되는 부분이 너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소아 환자의 경우 부모님께서 입원할 때, 드레싱할 때, 치료받을 때 자책을 하면서 운다. 그럼 나도 옆에서 항상 감정적으로 너무 힘이 든다. 익숙해 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예전에 전봇대 위에서 일하다 감전이 되고 낙상으로 이어져 오신분이 있었는데 낙상 때 척추손상을 입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고 펑펑 우는 모습을 봤을 때 아버지 생각이 나서 힘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드레싱 할 때도 마찬가지다. 드레싱을 받으면서 피를 뚝뚝 흘리는 면서도 거즈를 입에 물고 고통을 참을 때, 화상의 정도가 깊고 넓은 데 맨 정신으로 드레싱을 진행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때 굉장히 힘들다.”

 

“세상 편견이 더 쓰라린 화상”

화상 환자들은 치료 과정의 끔찍한 고통을 넘어 주변의 편견과 차가운 시선으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 화상 치료 이후 일상에서 겪는 ‘왜곡된 시선’이 화상 못지않게 고통스럽다는 것이 강간호사의 설명이다.

강 간호사는 “환자들 사이에서도 안면화상 환자들은 놀람의 대상이다. 100% 가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놀라지 않을 수 없겠지만 이미 병원에서도 놀라는데 밖에 나가면 더하지 않겠나. 그들도 상처를 받는다. 화상환자를 대할 때 일반사람 대하듯 했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 간호사는 “어떻게 다쳤냐고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며 “사고로 인해 다친 분들도 있지만 자기 삶을 스스로 놓으려고 했던 분들도 꽤 많아서 본인이 스스로 말을 하기 전까지는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화상환자 치료비 상상외로 높아 … 경제적 부담 안타까워”

화상치료는 한 번에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안겨 의료계 관계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화상은 상황에 따라 오랜 치료기간 때문에 비용이 어미어마하게 든다. 거즈나 붕대 같은 것을 빼고 나면 나머지는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한번 수술을 받으면 상상외로 많은 돈이 나간다. 스프레이 하나도 수십만원이고 피부에 구축(拘縮)이 오지 말라고 자주 발라줘야 하는 보습제 같은 경우도 한 세트에 수십만원이다. 피부재생치료를 위한 재료도 마찬가지다.”

강 간호사는 “미용목적이 아닌데도 건강보험이 안되다보니 환자분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다른 부분도 필요하지만 보습제나 피부재생치료에 대한 부분은 화상환자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비용 때문에 마음껏 쓰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 이런 부분들에 대해 급여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특히 나이드신 분들 중에는 비용 부담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돌아가는 환자들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강 간호사는 “환자들이 마음껏 찾을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며 “오늘도 퇴원하시는 분이 너무 고마웠다고 안아주셨다. 이런 표현을 받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새해 소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 화상환자들이 줄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치료받고 계시는 분들의 경우 일상생활에 복귀하셔서 불편감이 없으셨으면 좋겠고 또 구축 때문에 재수술하러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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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환자라면 2018-12-26 14:31:39
돈벌이급급 병원들많은데, 이병원 참 간호사는 잘 뽑았네요. ㅠㅠ. 이런 간호사가 많았으면 조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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