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동화약품은 CEO의 무덤인가?
[사설] 동화약품은 CEO의 무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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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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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인 동화약품(회장 윤도준)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임명된 전문경영인(CEO)들이 하나같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바람에 기업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취임한 유광열 동화약품 현 사장이 17일 회사측에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사유는 일신상이라고 밝혔지만, 취임 10개월 만인지라,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한마디로 CEO의 무덤이 아니냐는 것이다.

1897년 창업, 올해로 121살이 된 동화약품은 현 윤도준 회장의 조부인 고 윤창식 선생이 동화약방을 인수하면서 오늘날까지 윤씨 일가의 기업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평사원 출신인 조창수 대표가 CEO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오너·전문경영인체제의 문을 열었으나, CEO들이 한결같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현 오너에 대한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단명으로 회사를 떠난 CEO들은 모두 6명. 2008년 평사원 출신의 조창수 대표가 임기만료(2014년3월18일)를 1년여 앞두고 돌연 사퇴한 이래, 이후 선임된 5명의 CEO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이들의 재임기간은 평균 15.8개월로, 1년4개월이 되지 않았다. 2015년 9월 선임된 오희수 대표이사는 불과 6개월여 만에 회사를 떠나 최단명 CEO로 기록됐다.

CEO 교체가 이처럼 잦아지면서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에 대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우리나라 최장수 기업이라는 위상과 달리, 동화약품의 매출규모가 아직도 중소제약사 수준에 머물자, 윤 회장이 조급증을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부터 "윤 회장이 충신과 간신을 구분하지 못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라는 추측까지 이런저런 말들이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

실제로 동화약품은 121년이라는 장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액이 고작 2588억원(당시 업계순위 14위)에 그쳤다. 이같은 매출 규모는 딱 10년 전인 2007년(1751억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동화약품은 올해 들어서도 3분기 현재 2312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순위 16위에 머물렀다. 동화약품 역사의 절반도 안되는 제약사들이 연매출 1조원을 넘나들며 한국 제약산업을 이끌고 있는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다.  

이런 일련의 사정과 관련, 일각에서는 "오너·전문경영인 체제는 허울좋은 명분일 뿐이고, 오너일가가 그림자 경영을 하기 위해 CEO 체제를 도입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런 기업의 CEO는 흔히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방패막이’에 비유되곤 한다.  

실제로 국내 제약업계를 보면, 실권을 쥔 오너들은 한발 물러서 있고 CEO를 앞세워 그림자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B사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당초 설립자(오너)가 2명이었으나, 한쪽이 먼저 사망하면서 지금은 다른 한쪽이 회사를 완전 장악한 상태이다. 이 회사의 오너는 언론과의 접촉도 극도로 꺼릴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런 폐쇄적 경영마인드 탓에 그의 얼굴은 업계 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반면 돈을 챙기는 능력과 회사내 영향력만큼은 뛰어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창업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이 회사의 매출액은 아직도 14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동화약품이 이런 B사를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내일 모레 회사를 떠나는 유광열 사장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은 유 사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일부 팀장급 간부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업계에서는 계열회사이면서 최대주주인 동화지앤피에 대한 동화약품의 일감몰아주기도 이슈로 부각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동화지앤피 대표는 현 윤도준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동화약품 상무가 맡고 있다. 윤 상무는 2013년 동화약품에 과장으로 입사했으나, 매년 초고속 승진을 거듭, 4년 만에 상무자리에 올랐다.

CEO들이 줄줄이 중도 사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유광열 사장의 이번 중도 사퇴가 혹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의 오너인 윤도준 회장(사진)이 지금의 어수선한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의 리더십에 또 한번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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