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설] 새해에는 ‘퍼스트 무버’에서 배우자
[신년사설] 새해에는 ‘퍼스트 무버’에서 배우자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9.01.01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안다. 도전과 모험이 가져다 주는 그 짜릿한 희열을.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은 안다. 도전과 모험이 가져다 주는 그 짜릿한 희열을.

[헬스코리아뉴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은 두렵고 고독하다. 언제, 어디에서 위험이 다가올지 모르는 험난한 여정이다. 그러나 분명한 목표가 있기에 그 길을 가는 것은 어쩌면 운명이다.

무한경쟁시대를 맞은 제약바이오업계도 요즘 그 운명의 길을 걷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업계는 5조원에 가까운 기술수출(라이센싱 아웃) 성과를 일궈냈다. 의약품 수출액도 4조원을 넘어섰다. 고무적인 일이다. 

#. 대표적 ‘퍼스트 무버’는 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다. ‘램시마’는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톡톡히 누린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3년과 2016년 각각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하면서 현재 유럽 정맥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점유율 54%를 돌파했고 지난해 3분기 기준 미국 시장의 누적 매출액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셀트리온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11월 FDA로부터 자사의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 현지에 동일 성분의 바이오시밀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트룩시마’가 ‘램시마’에 이어 또 한 번 퍼스트 무버의 지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또 같은달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 '램시마SC'의 허가 서류를 EMA에 공식 접수했다. 내년 하반기 허가를 목표로 하는 셀트리온은 제품 다변화 전략을 통해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는 투약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2시간 이상 소요되는 투여를 위해 8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반면, ‘램시마SC’는 램시마와 약효·안전성 등은 동등하면서 환자가 직접 2주에 한 번 집에서 자가 투여를 할 수 있다. 기존 약물에 편의성을 더한만큼 매출 확대는 시간문제다.

#. 셀트리온의 사례는 우리가 왜 ‘퍼스트 무버’ 시장에 집중해야하는지를 반증한다. ‘퍼스트 무버’는 선구자이자, 개척자다. 제네릭(복제약)을 인정하지 않는 바이오의약품의 특성상 타 제품과 약효의 우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질병치료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그래서 바이오의약품에서는 카피약 또는 복제약이라는 말도 쓰지 않는다. ‘닮았다’ ’유사하다’ 해서 시밀러(Similar)로 불리는 것이다. 

‘퍼스트 무버’는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분명 오리지널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 약값이 30% 정도 저렴하다. 약효는 동일하고 가격이 싸다면 약물 선택의 고민은 사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시장 선점효과도 기대할 수 있으니, ‘퍼스트 무버’가 누리는 혜택은 상상 이상이다.

셀트리온에 자극받은 업계는 너도나도 ‘퍼스트 무버’ 개발에 공을 들인다. 좋은 징조다.

#. 최근의 사례로 종근당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2세대 빈혈치료제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제품명 네스벨) 판매 허가를 국내 식약처로부터 획득했다. 세계 최초다.

다베포에틴 알파가 주성분인 네스프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빈혈 치료에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이 제품의 세계 시장 매출액은 연간 3조원에 달한다. ‘네스벨’이 FDA에서 먼저 승인받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여부에 따라 ‘퍼스트 무버’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종근당도 이번 허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 첫 단추는 일본시장에서 뀄다. 지난해 4월 미국 글로벌 제약회사의 일본 법인과 네스벨 완제품 수출을 포함한 사업제휴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같은해 11월 일본 파트너사를 통해 현지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허가가 이뤄지면 종근당은 약 4700억원 규모의 일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네스벨을 독점 공급하게 된다.

#. ‘퍼스트 무버’의 필요성은 제약업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JSK바이오메드라는 의료기기 벤처회사는 ‘미라젯’이라는 바늘없는 주사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 의료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라젯’은 레이저 펄스 기술을 활용한 세계 최초의 니들프리(needle-free) 약물주입기기로, 레이저 펄스의 빛 에너지를 운동에너지(압력)로 변환하여 바늘 없이 약물을 주사할 수 있다.

주사제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된 ‘미라젯’은 직경 150um이하의 매우 가느다란 마이크로-젯이 마하(음속)의 빠른 속도로 피부에 침투되기 때문에 통증이나 시술 후 피부 손상이 거의 없다. 이런 인젝터는 세계 처음이라는 사실도 믿기지 않지만, 설립(2015년) 3년도 안된 젊은 바이오벤처가 의료시장에 혁명을 가져올 제품을 개발했다는 사실이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한다.

시장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발만 늦어도 설자리가 없는 시대가 도래한지 오래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 개발에 도전해 글로벌 시장의 새 주역이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