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튼 제주 영리병원 … "공공의료체계 붕괴 시간문제"
물꼬 튼 제주 영리병원 … "공공의료체계 붕괴 시간문제"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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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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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13년간 논란을 이어온 의료영리화 병원을 결국 허가했다.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한다는 조건부 개설로 개원이 결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원희룡 지사는 5일 오후 2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에 따르면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다.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향후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조건부 개설허가 취지 및 목적 위반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하여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불허 권고'를 내린 취지를 적극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5일 제주 영리병원 개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료계와 시민단체 등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전달체계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의협 “영리병원 결사 반대…의료전달체계 왜곡 발생 우려”

의협은 성명을 통해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의협은 5일 “제주도가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를 무시하고 외국자본 유치 목적만으로 영리병원 도입을 허용하려 한다”며 “국내 의료체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의료영리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 허용에 따라 현행 의료체계 왜곡을 유발하고 국내 타 의료기관과의 차별적인 대우로 인한 역차별 문제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외국 투자자본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기관은 기존 의료기관 같이 환자의 건강과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닌 수익창출을 위한 의료기관 운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협은 “외국인 환자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본연의 설립 목적을 벗어나 국내 의료체계를 동시에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 책임은 개원을 허가하는 제주도와 이를 방관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제주도의 행태를 방관하지 말고 외국의료기관 유치에 따른 국내 보건의료체계 위협을 차단하도록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민이 무서워 못 열었던 영리병원”

보건의료노조도 4일 성명을 통해 “녹지국제병원는 영리병원 반대의 목소리를 우회하고자 국내 비영리의료법인이 중국자본의 탈을 쓰고 유치에 나섰다는 매우 짙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병원은 말이 병원이지 사실상 미용성형과 항노화를 중심으로 한 종합미용건강센터”라며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는 한국인지도 중국인지도 모를 투자자의 자본과 얼마가 될지도 모를 외국 의료쇼핑객을 최대한 배려해 존중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성명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민이 무서워 못 열었던 영리병원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녹지국제병원 불허를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의료연대본부 “녹지병원 허가, 한국 의료시스템 망가뜨릴 수 있는 국가적 문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도 성명을 내고 녹지병원 허가에 대해 “제주도민은 물론이고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원희룡 도지사가 공론조사 결과를 뒤엎는다면, 이는 정치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문제”라고 반발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영리병원은 제주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는 국가적인 문제”라며 “도민들은 이를 충분히 고려해 불허 결정을 내렸으나, 원희룡 지사는 소수의 투자자만을 언급하면서 이 모든 심사숙고를 수포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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