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 휴텍스제약은 왜 식약처에 소송을 걸었나
[잠망경] 휴텍스제약은 왜 식약처에 소송을 걸었나
2년 전 인도산 원료로 변경 … 문제없는 제품까지 판매중지
원료 따라 품목 나뉘어 있지 않아 … "9월부터 매출 0"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8.11.27 07: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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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지난 8월 중순, 중국산 발사르탄 사태로 자사 제품의 판매가 잠정 중지된 한 중소제약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판결이 나왔다. 결과는 패소였다. 사실 이기기 어려운 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회사 측은 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다. 왜일까. 한국휴텍스제약 이야기다.

수원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이달 초 한국휴텍스제약이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의약품 잠정 제조 및 판매중지명령 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휴텍스제약의 고혈압 치료 복합제 '엑스포르테정'(발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에 대해 내린 제조 및 판매중지 처분이 정당하다는 것이다.

소송의 배경은 이렇다.

지난 7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사가 제조한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 발사르탄 제품에서 발암 가능 물질인 N-Nitrosodimethylamine'(NDMA)가 검출돼 회수에 나서자 식약처도 곧바로 해당 제조소의 원료를 사용한 국산 발사르탄 제제들의 회수 및 판매중지를 명령했다.

3차에 걸친 전수조사가 실시됐으며, 2차 조사에서는 제지앙 화하이뿐 아니라 중국 룬두사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서도 NDMA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총 175개 품목의 판매가 중지됐으며 휴텍스제약의 '엑스포르테정'도 판매중지 제품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중국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문제는 휴텍스제약이 이미 2년 전 위탁제조사를 변경하면서 원료사도 인도 제약사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발사르탄 논란 시 거론됐던 원료로 만든 제품은 제조 및 판매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휴텍스 제약의 주장이다.

휴텍스제약은 지난 2016년 9월까지 한화제약에 '엑스포르테정'의 제조 위탁을 맡겼다. 당시 한화제약은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대봉엘에스로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받았다. 이후 휴텍스제약은 위탁제조사를 한국콜마로, 원료사를 제지앙 화하이와 인도 쥬빌런트로 변경했다. 다만 제지앙 화하이 원료는 식약처에 등록만 했을 뿐, 사용한 것은 인도 쥬빌런트사의 원료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휴텍스제약 관계자는 "위탁제조사를 변경하면서 어떤 원료를 사용하게 될지 몰라 (제지앙 화하이와 쥬빌런트) 2개사의 원료를 모두 등록했으나, 쥬빌런트의 원료만 사용했다"고 말했다.

휴텍스제약은 소송에서도 "2016년 9월6일까지만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했고 그 이후에는 위탁사를 변경해 인도 쥬빌런트사의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만을 판매했다"며 "룬두사의 원료로 만든 기존 제품은 2016년 말경 모두 소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은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기존 제품을 2016년 9월6일까지만 판매했다 하더라도 유효기간(36개월)은 최장 2019년 9월5일까지인 사실이 인정된다"며 "'엑스포르테정'은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고혈압 치료제인 혈압강하제인 점을 보태어 보면,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 사건 엑스포르테정이 제조·판매될 경우 약사법에서 규정한 '공중위생항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식약처의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원고(한국휴텍스제약)는 이 사건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의 재고가 모두 소진돼 더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는 원고가 자체적으로 대봉엘에스의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 현황을 정리한 것으로 구체적인 거래처 등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아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달리 객관적으로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일 이전에 이 사건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의 재고를 모두 소진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자료도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일축했다.

인도의 쥬빌런트사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발사르탄 원료 사용에 따른 처분 대상이 아니지만, 룬두사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의 유효기간이 1년여 정도 남아있고, 아직 유통될 가능성이 있어 판매를 중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다. 식약처도 이와 동일한 이유로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처분과 이번 판결대로라면 휴텍스제약은 쥬빌런트사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은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전산상 원료에 따라 품목이 나뉘어 있지 않아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처분과 이번 판결대로라면 휴텍스제약은 쥬빌런트사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은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전산상 원료에 따라 품목이 나뉘어 있지 않아서다.

 

 식약처의 처분과 이번 판결대로라면 휴텍스제약은 쥬빌런트사 원료를 사용한 '엑스포르테정'은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전산상 원료에 따라 품목이 나뉘어 있지 않아서다.

쉽게 얘기하면, 의료인이 처방할 때 반드시 참고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나 약국 보험 청구 프로그램에는 '엑스포르테정'이라고만 표시될 뿐, 인도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 룬두사 원료를 사용한 제품인지 나타나지 않는다.

의료인이나 약사가 전산에 들어가 '엑스포르테정'을 찾아보면 판매 중지 제품으로만 확인되므로 병원에서 처방이 나오지 않고, 약국에서 판매도 되지 않는다. 휴텍스제약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소송에서 승소해 식약처 처분을 뒤집지 못하면 원료에 문제가 없는 제품까지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실제 쥬빌런트사 원료를 사용한 휴텍스제약의 '엑스포르테정'은 판매할 수 있는데도 전산상 이유로 처방이 나오지 않아 월평균 7~8억원, 많게는 9억원 이상이었던 원외처방액이 지난 9월부터 '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휴텍스제약 관계자는 "원료와 관계없이 '엑스포르테정'이 품목 하나로 묶여 있어 병원에서 처방 자체가 막혀버렸다"며 "8월 이후 매출이 전무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병원에서 인도산으로 처방할 수는 없으니 약국에서 (원료에 따라) 분리해 조제를 해야 하는데 (정부도) 모든 약국을 다 컨트롤 할 수 없다 보니 생긴 문제로 보인다"며 "(정부도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연매출이 100억원씩 날라가게 생겼다. 답답한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휴텍스제약은 현재 항소심 진행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비스트 기준 '엑스포르테'의 지난해 원외처방액은 76억5724만원으로 자사 제품 중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매출액은 56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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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tkdxp 2018-11-27 08:05:31
법원은 "룬두사의 원료를 사용한 기존 제품을 2016년 9월6일까지만 판매했다 하더라도 유효기간(36개월)은 최장 2019년 9월5일까지인 사실이 인정된다"며 "'엑스포르테정'은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고혈압 치료제인 혈압강하제인 점을 보태어 보면,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 사건 엑스포르테정이 제조·판매될 경우 약사법에서 규정한 '공중위생항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식약처의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안타깝지만 법원은 어쩔 수 없는 판결을 내린듯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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