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미용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휴온스글로벌이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참여를 선언하면서 관련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등이 나눠먹던 시장에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나면서 밥그릇싸움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이들 3개 기업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시장의 70% 정도를 이들 기업이 장악하고 있었다. 다국적 기업인 엘러간의 '보톡스' 등이 수입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의 벽에 막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그런 상황에 이미 해외에서 보툴리눔톡신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휴온스글로벌까지 국내 시장에 뛰어들면, 약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제약사 중에서는 메디톡스가 보툴리눔톡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휴젤과 대웅제약이 뒤를 쫓는 형국이다.
# 휴온스글로벌, '리즈톡스'로 국내 시장 진출 선언
휴온스글로벌은 지난 19일 식약처에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리즈톡스'에 대한 국내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리즈톡스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중 네 번째로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는 제품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10월 '휴톡스주'(수출용 제품명)에 대한 수출 허가를 획득, 동남아·중동·중남미 등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에서 먼저 제품력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유력 대학 병원 3곳을 통해 대규모 임상3상을 성공적으로 종료 한 바 있어, 무난히 품목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온스글로벌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즈톡스의 국내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기존 제1공장(100만 바이알) 대비 생산력을 5배 이상 확대한 제2공장(500만 바이알) 건설을 완료하고 현재 자체점검을 진행 중이다.
2019년 이내에 식약처 GMP 승인을 획득할 예정인데,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제1공장과 함께 연간 약 600만 바이알의 보툴리눔톡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누구에게나 있었던 과거의 전성기 '리즈 시절'로 되돌려준다는 의미를 담아 리즈톡스라는 새로운 국내 브랜드명을 도입했다"며 "기존 휴톡스주는 계속 수출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웅·메디톡스·휴젤, 적응증 확대로 '시장 방어' 나서
휴온스글로벌의 시장 참전에 대비해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젤 등은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적응증을 확대하며 '시장 방어 태세'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최근 식약처로부터 '나보타주 50단위'의 눈가주름(외안각주름) 개선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 가운데 '눈가주름 개선' 용도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것은 나보타가 처음이다. 나보타는 미간 주름과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등 2개의 적응증을 보유 중이었으며, 이번 눈가주름 적응증 추가로 총 3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의 적응증을 사각 턱과 겨드랑이 다한증, 만성 편두통, 특발성 과민성 방광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신은 현재 안검경련, 소아뇌성마비 환자 첨족기형, 눈썹 주름근과 미간주름, 뇌졸중 관련 상지국소근육 등 4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안검경련, 눈썹 주름근과 미간 주름, 근육경직, 소아뇌성마비 환자의 첨족기형 등 4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휴젤도 '보툴렉스'에 눈가주름과 과민성 방광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보툴렉스는 총 6개의 적응증을 얻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먼저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출시한 이후 해외로 나갔던 그동안의 국내 제약사와 달리 휴온스글로벌은 해외에 먼저 제제를 수출한 이후 국내에 출시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휴온스글로벌이 국내 시장에 가세할 경우 기존 제약사는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지키기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쟁품목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비급여라서 의료기관들이 부르는 게 값이고 대부분 이윤을 덜 남기는 식으로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며 "휴온스글로벌이 시장에 가세할 경우, 제품 가격을 기존 품목에 비해 낮게 책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시장 선점 기업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고심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