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 독감백신 출혈경쟁 ... 영업사원 '곡소리'
4가 독감백신 출혈경쟁 ... 영업사원 '곡소리'
차액·반품 떠안을까 '노심초사' ... "돈 내면서 회사 다니는 꼴 … 능력 안되는 제약사 백신장사 하지 말아야"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10.26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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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독감 시즌을 맞아 백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백신을 판매하는 영업사원들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과거보다 판매사가 늘어난 탓에 시장 곳곳에서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앞으로 떠안게 될 차액과 반품 걱정에 영업사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만5000원 수준이던 4가 독감백신의 병·의원 공급가는 현재 1만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시장에는 이미 8000원대 제품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3가 독감백신(7000원~1만원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4가 독감백신 국가출하 승인을 받은 제약사는 GC녹십자, SK케미칼, GSK, 사노피파스퇴르, 동아에스티, LG화학, 보령제약,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등 10곳이다.

유한양행, 안국약품, 경동제약, 한독 등  코프로모션이나 벌크 형태로 제품을 받아 파는 곳까지 합치면 실제 백신을 판매하는 회사는 이보다 많다.

국가무료접종(NIP)이 적용되는 3가 백신과 달리 4가 독감백신은 NIP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품목이다. 10곳이 넘는 제약사가 비급여 4가 독감백신 시장에 뛰어들다 보니 가격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영업사원들은 "백신 가격이 싸질수록 부담이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의 가격 정책이 시장 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면 차액을 영업사원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가령 회사에서는 4가 독감백신을 1만원에 팔라고 하는데 경쟁사가 9000원에 팔고 있다면 우리도 공급가를 낮춰 9000원에 팔 수밖에 없다"며 "그러면 1000원의 차액이 발생하는데 이를 회사에서 보전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차액은 영업사원이 떠안게 된다. 돈 내면서 회사 다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백신 영업사원

 

그나마 백신을 직접 생산하는 제약사는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다른 회사 백신을 들여와 판매하는 제약사는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B제약사 관계자는 "보통 백신을 가져와 파는 이유는 모자란 실적을 채우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다. 직접 생산하는 제품이 아니어서 단가를 낮추기도 어려울뿐더러 실적을 맞춰야 하는 회사는 가격을 낮출 생각도 하지 않는다"며 "영업사원이 차액을 부담하고 제품을 공급해도 회사에서는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차액에서 끝나지 않는다. 차액을 감수하고 제품을 공급해도 반품이 들어오면 이마저 영업사원이 떠안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독감백신은 매년 균주가 변경되므로 한해 생산분은 모두 그해 소진해야 한다. 남은 백신은 폐기 수순을 밟는 게 일반적이다. 독감백신 반품 폐기량은 전체 공급량의 10~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을 직접 제조·판매하는 제약사들은 대부분 반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회사의 백신을 가져와 판매하는 제약사는 반품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C제약사 관계자는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 거래처와 관계가 틀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영업사원이 개인 돈으로 반품을 책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차액만 더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차원에서 가격과 반품에 대한 감당이 되지 않는다면 백신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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