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삭센다 온라인 불법거래 성행
비만약 삭센다 온라인 불법거래 성행
판매단위 최장 1개월 … “구역 심해서 사용 포기”
과잉경쟁 영향 1년도 안돼 판매가 3분의 2로 뚝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10.2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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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리라글루티드 3.0㎎)라는 비만치료제가 전문의약품임에도 온라인상에서 불법거래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삭센다는 지난해 7월 국내에 허가받은 뒤 올해 3월부터 판매중인 비만치료제다. 원래 당뇨치료제로 개발되다가 체중감소 부작용이 발견돼 비만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출시 반년도 안 돼 품절사태를 겪을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약물은 동사의 당뇨치료제 '빅토자'와 용량만 다르고 성분은 같다. 그런데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보건당국의 별다른 제재없이 유통되고 있다.  

 

“구역질 심해서 못쓰겠어요” ... 남은 분량 중고시장으로

실제로 기자가 구글 등을 이용해 검색한 결과, 국내 최다 사용자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버 ○○나라와 ○션 중고거래 페이지, 다○와 중고거래 페이지 등에 제품이 올라와 있거나, 올랐다가 내려간 흔적(구글에서는 웹페이지를 삭제하거나 수정해도 이전 페이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터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판매금액이 약 12~14만원(18㎎ 기준) 정도이며, 운영자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다이어트펜’이라는 명칭으로 유통하고 있다. 

 

네○버 ○○나라와 ○션 중고거래 페이지, 다○와 중고거래 페이지 등에서 삭센다 중고물품이 올라와 있거나, 올랐다가 내려간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버 ○○나라와 ○션 중고거래 페이지, 다○와 중고거래 페이지 등에서 삭센다 중고물품이 올라와 있거나, 올랐다가 내려간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약물은 업체의 소행이라기보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불법거래로 보인다. 삭센다를 처방 받았지만 이상반응 때문에 지속적인 사용을 포기했다가 고가약을 버리기가 아까워 중고장터에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약물은 낱개로 구매가 가능한 일반 알약 타입의 비만치료제와 달리 구매 가능한 최소단위가 최장 1개월 분량의 18㎎ 제품이다.

참고로 병원에서는 비급여 의약품이라 정확한 가격을 산출하기 어렵지만, 10~15만원선(18㎎ 기준)에 삭센다를 처방받을 수 있다. 저렴한 복제약(제네릭)이 많은 타 비만치료제에 비하면 고가인 셈이다. 비교적 고가인 벨빅도 정당 1800원 수준으로 삭센다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주사제 특성상 중고거래 안하는 것이 좋아”

전문가들은 삭센다의 중고거래를 하지 말라고 권한다. 이 제품이 프리필드시린지 타입의 ‘자가주사제’라는 특성이 있어 아무리 주사침을 바꿔서 사용한다 해도 타인이 사용하던 것을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한번 개봉한 제품은 유통기한이 약 1개월 정도인데, 개봉시기 확인 없이 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의 지도 아래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삭센다는 일반적으로 1일 1회 최소 0.6㎜씩 주입하며 조금씩 1회 주입량을 늘려가는 식으로 사용하는데, 이때 의사의 지도 아래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A미용·성형의원 관계자는 “삭센다가 편리하고 효과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단 사놓았다가 실제로 사용해 보고는 ‘구역질이 심해서 못하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용량이 남는다고, 제품에 이상이 없는데 반품을 받아줄 수는 없다. 일단 개봉한 제품은 유통기한이 약 1개월이므로 버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B미용·성형의원 관계자는 “조금 저렴하다는 이유로 다량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있다”며 “5개 단위로 사면 조금 싼데, 조금 사용하다가 힘들어서 사용을 포기하는 경우 남는 제품을 처리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병원들 ‘묻지마 처방’ … ‘과잉경쟁’ 우려

일각에서는 삭센다가 과도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사제다 보니 약국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직접 판매가 가능해 의료기관에서 ‘묻지마 처방’ 식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찾아와 삭센다 구입을 원하면 부작용 설명도 없이 약국에서 판매하는 것처럼 돈을 받고 제품을 넘겨준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 아예 의사는 나와보지도 않고 카운터에서 바로 삭센다만 사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과잉경쟁 논란도 일고 있다. 삭센다가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가격은 1개당 7만원 전후로 알려져 있는데, 의료기관에서 경쟁적으로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최소 마진만 남기고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최근 의료기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서는 처방가격이 주로 11만원에 형성돼 있으며, 일부 9만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초창기 15~16만원에 팔리던 것을 고려하면 1년도 안돼서 소비자 가격이 3분의 2로 떨어진 것이다.

 

미용·성형 의료기관들의 블로그를 확인하면 삭센다의 처방가격이 주로 11만원에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미용·성형 의료기관들의 블로그를 확인하면 삭센다의 처방가격이 주로 11만원에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A미용·성형의원 관계자는 “삭센다 유행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가격경쟁이 심해지면 필러나 보툴리눔톡신 처럼 의료기관에서 ‘미끼상품’으로 사용될 것”이라며 “게다가 지금은 산부인과, GP 의원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팔리고 있어 얼마나 경쟁력을 갖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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