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8개월 이상 공석으로 남아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새 회장이 이르면 23일 결정된다.
협회는 23일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등 14개사가 참석하는 이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사장단은 지난 8월 진행된 후보군 추천 비밀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논의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14개사로 구성된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은 당시 협회장 선임을 위한 1인 1명 추천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당초 결과가 지난달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2개사가 불참하며 차기 회장 인선 논의가 또 한 번 늦어진 상태다. 이날 이사장단 회의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최종 선임하게 된다.
다수 회장 후보 거론 … 원희목·노연홍 유력(?)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 다수의 인물이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원희목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노연홍 전 식약청장 등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으로 대한약사회장,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사장, 제18대 새누리당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 사회보장정보원장 등을 역임한 원희목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제약바이오협회 제21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원 전 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의 입법 활동이 협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취업 제한 결정을 내리며 올 1월 회장직에서 자진 하차한 바 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퇴직 전 소속됐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특정 기업이나 단체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의 원장으로 근무한 원 전 회장은 올해 12월부터 공직자윤리법의 제한을 받지 않게 돼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힌다.
제10대 식약청장 출신의 노연홍 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장은 원희목 전 회장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본부장,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식약처장 등을 거친 노 전 청장은 현재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부총장과 제6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노 위원장이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장 연임 제안을 고사했다는 소문이 돌며 그의 회장 취임설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백기 늘어나는 원희목 vs 즉각 취임 가능 노연홍
업계는 현재 제약 업계에 산적한 현안들을 감안하면 회장 공백기가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예상보다 훨씬 긴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한 빨리 회장을 선임하고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이러한 점에서 원 전 회장은 '양날의 검'이다. 비록 공백기가 있었다고는 하나, 10개월가량 회장으로 근무하며 협회 사정을 파악, 차기 회장 자리에 앉을 경우 별다른 업무 파악이나 큰 혼란 없이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다만 취업 제한이 오는 12월에 풀리는 만큼 회장 취임도 12월에나 가능해, 회장 공백이 한 달 이상 더 지속된다는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노 위원장은 선임 즉시 취임이 가능하지만, 업무 파악 등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제약 업계가 바라는 '빠른 안정화' 또한 늦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 공백이 길어지다 보니 이사장단이 (취업제한이 풀리는) 원 전 회장의 복귀를 기다리기 위해 선임을 미루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누가 되든 최대한 빨리 회장이 정해져야 올 한해를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