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의 제약·바이오 ‘선경지명’
SK 최태원 회장의 제약·바이오 ‘선경지명’
SK바이오팜, 국내 최초 AI 신약 플랫폼 개발
SK그룹 계열사, 각종 타이틀 거머쥐며 선두 그룹 도약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10.16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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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SK(선경)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속속 성과를 내면서 최태원 회장(사진)의 사업 감각이 새삼 재조명받고 있다. LG와 CJ 등 내로라하는 재벌그룹들이 제약분야 투자에 몸을 사리는 사이, SK는 대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던 이 분야에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며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계열사 중 하나인 SK바이오팜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다.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시대를 연 것이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에 특화된 연구 데이터와 경험을 토대로 신약개발에 최적화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SK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SK C&C와 사업계약을 맺고 플랫폼 개발을 진행해왔으며, SK C&C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법을 통해 독자적인 AI 플랫폼이 탄생했다.

SK바이오팜의 AI 약물설계 플랫폼은 약물특성을 예측하고 약물을 설계하는 AI 모델과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 AI 모델 보관소로 구성된다.

먼저 AI 모델은 화합물의 ADMET(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프로파일 및 약물작용 기전을 확인할 수 있는 '약물특성 예측' 모델과 이 예측 결과를 활용해 데이터에서 약물의 숨겨진 패턴과 속성을 파악해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제안하는 '약물설계' 모델로 나뉜다.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는 화합물의 실험 정보와 특허 정보가 포함된 내·외부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모델의 학습데이터로 가공해 연구원들이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했으며, AI 모델 보관소는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에서 제공받은 최신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AI 모델을 고도화한다.

약물특성 예측 시스템은 국내에서도 활성화되어 있으나 예측을 뛰어넘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물질특허가 가능한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시스템은 SK바이오팜의 약물설계 플랫폼이 유일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AI는 긴 신약 연구개발 시간과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로 후보물질 발굴·전임상시험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AI를 활용하면 평균 5년이 걸리는 후보물질 개발 기간이 최대 1년까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 협약을 맺은 베네볼렌트 인공지능(AI)은 수백만 건의 논문 등을 분석해 루게릭병 치료 신약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알아내지 못한 새로운 치료제를 AI는 일주일 만에 두 가지나 발견한 것이다.

이 때문에 화이자, GSK, 노바티스,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신약개발에 AI를 접목하고 있고, 일부는 임상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나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도 아래 플랫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개별 제약사들도 AI 적용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부분 진단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되거나 진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으로, 자체 플랫폼을 갖춘 것은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사진 = SK 홈페이지)
SK그룹 최태원 회장(사진 = SK 홈페이지)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제약·바이오를 선택한 최태원 회장의 성과는 이미 적지 않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글로벌 혁신신약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임상3상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올해 안에 미국 FDA 신약승인신청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은 SK바이오팜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SK바이오팜은 내년 초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장이 이뤄지면, 세노바메이트 개발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CMO 회사인 SK바이오텍은 올해 초 생산 규모를 늘리고 선진국 진출을 위한 전초 기지를 마련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 6월 BMS로부터 아일랜드 스워즈에 있는 공장(現 SK바이오텍 스워즈공장)을 인수해 올해 초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8만1000리터(ℓ)급 생산 규모의 스워즈 공장에서는 항암·항바이러스·당뇨치료제·심혈관제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이 생산된다. 이 공장은 유럽 내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이도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로도 유명하다.

스워즈 공장 개소에 맞춰 기존 BMS 소속 직원 360여명은 SK바이오텍 소속으로 전환됐으며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은 SK바이오텍의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공장에 자사가 보유한 독보적인 연속반응 공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SK케미칼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SK그룹의 대표 제약 사업 계열사인 SK케미칼은 세계 최초로 세포 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 4가' 상용화에 성공했다.

SK케미칼의 세포 배양 기술에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 사노피파스퇴르는 지난 2월 이 회사의 세포 배양 방식 백신 생산기술을 사들였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5500만달러(한화 약 1691억원)로 국내 기업 백신 기술 수출로는 사상 최대 금액이다.

SK케미칼은 자사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토종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로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도 진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는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18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유일한 경쟁 제품인 MSD '조스타박스'의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빼앗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AI 플랫폼 개발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거대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한 SK그룹의 '뚝심'이 글로벌 제약사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CJ그룹은 지난 2월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했으며, LG생명과학도 지난해 1월 친정인 LG화학으로 다시 흡수되는 등 재벌기업들이 유독 제약·바이오 사업 분야의 투자를 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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