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디스 벗 구디스] 생약성분 진해거담제 ‘용각산’
[올디스 벗 구디스] 생약성분 진해거담제 ‘용각산’
50년 장수의약품 ... 7800만갑 넘게 팔려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 명카피로 광고시장 접수
기존 제품 개선 ‘용각산쿨’로 젊은층 겨냥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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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가면 도태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의약품들이 있다. 오래됐지만 그래서 더 좋은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라고 부를 만한 약들이다. 우리 곁에서 오래된 친구처럼 친숙한 의약품들의 탄생 비화와 역사, 장수 비결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보령제약 ‘용각산’
보령제약 ‘용각산’ 제품군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반세기 넘게 국민 목 건강을 지켜온 보령제약의 기침·가래 해소제 '용각산'. '이 소리가 아닙니다. 이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이 제품은 발매한 지 벌써 51년째를 맞았다. 발매 이후 지금까지 7800만갑 넘게 팔려 나갔다. 50년 동안 판매된 용각산(제품의 케이스 직경 5.5cm, 25g기준)을 일렬로 늘어뜨리면 그 길이가 총 4290km에 달하고, 내용물의 무게는 약 1950t에 이른다.

용각산은 길경가루, 세네가, 행인, 감초 등 생약 성분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식물성 생약에서 추출한 주성분은 기관지와 목의 정화작용을 돕고, 호흡이나 발성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빠른 효과와 온화한 약리(藥理) 작용으로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용각산이 국내에 처음 발매된 건 지난 1967년 6월26일. 약 5만갑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으나, 기대와 달리 전혀 팔리지 않았다. 포장이 문제였다. 용각산의 효능을 확신했던 당시 김승호 사장은 첫 출하물량 5만 갑을 모두 수거해 폐기했다. 대신 새로운 용기와 포장으로 제품을 다시 만들어 영업사원들과 함께 소비자를 직접 찾아 거리를 누볐다. 약효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신문과 라디오를 통한 광고도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용각산에 투입된 광고비는 단일품목으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출시 이듬해인 1968년에는 전체 매출(9442만원)의 32%(3056만원)를 광고에 투자한 이래 몇 년 동안 꾸준히 30% 안팎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당시 광고 시장을 주도하던 제약사들이 광고에 투자한 비용은 대략 매출의 10~15%였다. 신생기업이 이보다 두 배 많은 광고비를 쏟아부으니 사람들은 모두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 광고는 대중들의 뇌리에 깊이 박히며 용각산을 현재 장수 의약품 위치로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세분말 제형의 특징을 살린 '이 소리가 아닙니다~'로 시작하는 용각산 광고는 지금도 명카피 중 하나로 회자되곤 한다.

 

 

1970년대 말 보령제약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온 우편물이 가득했다. 용각산을 중동지역으로 수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연일 계속되는 모래바람을 맞으며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근로자들의 요청이었다.

하지만 까다로운 현지 수입절차로 국산 의약품의 수출이 어려운 시기였다. 보령제약은 용각산을 수시로 위문품으로 보내며 현지 근로자들의 어려움에 동참했다.

용각산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변화를 시작했다. 황사, 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와 젊은 층의 요구에 맞는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기존 용각산은 미세한 분말을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했고, 생약성분 특유의 냄새 때문에 젊은 층의 수요가 적었다. 보령제약은 이를 개선한 '용각산쿨'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과립형 제제로 1회용 포장에 담겨 복용 편의성이 높아지고 맛이 개선됐다. 주성분도 더 강화됐다. 길경가루, 세네가, 행인, 감초 등의 함량이 높아졌고, 인삼과 아선약이 추가됐다. 목 점막에 직접 작용하는 약으로 기존 용각산처럼 물 없이 복용할 수 있다.

광고도 젊은 층에 맞춰 변화했다. 용각산쿨 신규광고는 환경 이슈로 떠오른 미세먼지에 초점을 맞춰 '미세먼지 소탕엔 용각산쿨'이라는 '미소룡' 캐릭터로 젊은이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과거 용각산이 오늘날 보령제약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시장확대를 통해 매출을 증가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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