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노사관계 모범 될 것"
"국내 제약사 노사관계 모범 될 것"
코오롱제약 노조 서대원 지부장 인터뷰
영업부 중심 첫 노조 설립 ... 현재 단협 진행 중
"노사 관계 좋아 … '좋은 단협'에 집중할 것"
  • 안상준 기자
  • 승인 2018.10.12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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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코오롱제약 노조와 사측의 사례가 국내 제약사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과 다른 노사문화의 색다르고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큽니다"(코오롱제약 노조 서대원 지부장)

어쩌면 기대와는 다소 다른 내용의 발언이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노동조합'의 지부장이라고 하면 으레 강경한 어투로 사측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입에서는 오히려 현재 사측과의 관계가 좋다는 호의적인 말까지 나왔다.

11일 경기도 구리 모처에서 한국민주제약노조 코오롱지부 서대원 지부장을 만났다. 현재 회사로부터 타임오프 2000시간을 부여받았지만,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며 여전히 본업인 영업과 노조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서 지부장은 업무가 바빠 인터뷰를 마친 뒤 급히 자리를 뜨면서도 "현재 노사 관계가 아주 좋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코오롱제약 노조, 국내사 최초 '민주제약노조' 가입

코오롱제약은 영업부를 중심으로 노조를 설립하고, 지난 1월3일 자로 한국민주제약노조 산하에 지부로 등록했다. 국내에 생산직 위주의 노조는 있지만, 영업직이 주축된 제약노조는 이 회사가 처음이다.  대부분의 제약사 영업노조가 회사측의 압박으로 설립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코오롱제약은 민주제약노조에 가입한 첫 국내 제약사 노조이기도 하다.

서 지부장이 꿈꾸는 바람직한 노조는 어떤것인지, 들어보았다.  

 

코오롱제약 노조 서대원 지부장.
코오롱제약 노조 서대원 지부장.

-. 노조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노조가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에 노조가 생기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경우 가장 큰 이유는 '경영진의 일방적인 경영'이었다. 직원의 입장에서 회사 경영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도 있고, 회사의 경영 과정에 참여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코오롱제약은 직원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였다. 큰 틀에서는 이런 배경으로 코오롱제약에 노조가 생기게 됐다.

-. 인사와 관련한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공정하지 못한 인사도 한몫했다. 인사 평가 제도는 있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했다고 봐야 한다. 제도를 우선하는 게 아니라 경영진이 필요한 사람만 뽑아다 쓰는 경우가 많았다. 인사 평가에 대한 피드백도 없었다. 오히려 회사의 경영이나 기획 과정에서 실패가 발생하면 이를 고스란히 직원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까지 있었다.

-. 노조 설립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노조 설립 초기의 어려움은 제약회사뿐 아니라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사측이 노동조합을 깨려고 시도한다. 회사에서 방해도 한다. 사측에서 직원들에게 조합에 가입하지 말라고 하고 노조에 참가하는 직원들의 비리나 도덕성 등을 뒤에서 파헤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철판을 깔고 회사 경영진을 대했다. 그쪽과 우리는 뜻이 다르다는 마음을 가지고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나서야 했기 때문에 내가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조합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내부에서 본 코오롱제약은 어땠나?

(조합 결성 전에) 코오롱제약을 안에서 봤을 때 느낀 것은, 회사의 중요 결정사항에 직원들의 의사가 반영된다거나 영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회사에 전달되는 경우가 전혀 없었다. 경영진은 영업을 안 해본 사람들이고 우리 의사를 무시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현장감이 동떨어진 경영 정책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회사의 제품력이나 마케팅 등이 시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했다. 갈수록 영업이 어려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되면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다. 현장성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회사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처음에는 영업부 위주로 노조가 결성됐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도 그렇다. 영업부 위주로 노조가 형성돼 있다. 아직 타 부서는 관망하는 분위기 같다. (그 직원들은) 노조 쪽도 아니고 그렇다고 회사 쪽도 아닌 딱 중간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본다. 특히 젊은 직원이나 신입 직원들이 이런 추세다. 그래서 지금은 노조 차원에서 조합원을 늘리기 보단 단협에 집중하고 있다. 단협이 성공적으로 맺어지고 나면 노조에 참여하는 인원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조합원 수의 많고 적음은 신경 쓰기 나름 같다.

그는 "코오롱제약 노조와 사측이 국내 제약사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오롱제약 노조와 사측이 국내 제약사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난 1월 노조 설립 이후 그동안의 활동이 궁금하다.

초창기에는 조합원을 모집하는 데에 힘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사측과 갈등이 있었다. 사측에서는 직원들에게 노조에 가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도 사측에 굴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노조에 가입하도록 제안했다. 그렇게 3~4개월이 흘렀다. 노조가 강력하게 대처하니 사측에서도 더 이상 노조 가입에 대해 직원들을 회유하지 않았다. 덕분에 지금까지 단협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이제 사측에서도 노조를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 노조 설립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국내사가 많다. 조언한다면?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확실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일이 있어도 조합을 만들어 회사와 함께 갈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조합의 주축이 되는 사람들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 의지가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회유책에 말려들면 절대 조합을 만들 수 없다. 압박에 굴하지 않고 희생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희생해야 조합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희생은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단결해서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 노조가 설립되고 나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코오롱제약 같은 경우는 노사가 이상적인 형태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영업부 중심의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는데, 바람직한 의지들이 양쪽 모두에게 보인다. 노조가 결코 회사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 경영진, 직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본다. 물론 서로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립도 있지만,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좋은 측면이 많은 것 같다.

-. 지금 노사 분위기는 어떤가?

호의적이고 관계가 좋다. 개인적으로 노조가 생기고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다른 회사는 노동조합으로 인한 부정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경우 회사에서 노조를 인정하고 잘 협조해주고 있다.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좋은 단협을 맺기 위해 사측과 1주일에 1회 이상 협상하고 있다. 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적극적으로 들으려 하고 있고, 노조 쪽에서도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이거는 꼭 해달라는 식으로 요청을 하는 상황이다. 코오롱제약 노조와 사측이 국내 제약사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과 다른 노사문화의 색다르고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사실 올해 코오롱제약이 많이 어렵다. 올해 단협을 잘 맺고 그게 동기부여가 돼서 내년부터는 회사와 상생의 길을 걷고 싶다. 제품이나 R&D 쪽에도 투자를 많이 해서 비전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노조의 계획을 이야기하자면 오는 12월 안에는 단협이 다 맺어질 것 같다. 지금 사측과 좋은 관계에서 단협을 맺고 있다. 양보할 것은 서로 양보하면서 빨리 단협을 맺고 일에 집중하자는 분위기로 잘 진행되고 있다. 단협을 마무리하는 게 지금 가장 큰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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