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악몽 되살린 국제약품
리베이트 악몽 되살린 국제약품
오너일가 리베이트 직접 챙겨 ... 조직적 계획적 노골적 범죄 ... 제약업계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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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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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제약업계에 리베이트 악몽이 되살아났다. 이번엔 국제약품이다. 의사들에게 4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2013년 1월~2017년 7월 전국 384개 병·의원 의사에게 42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국제약품 남태훈 대표이사(오너 3세) 등 국제약품 직원 10명과, 이들로부터 최고 2억원까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 106명 등 총 127명을 의료법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리베이트 근절에 전사적 노력을 쏟아온 많은 제약기업들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렇지 않아도 살얼음판 같은 제약시장의 환경을 미꾸라지 한마리가 진흙탕으로 만들어버린 꼴이다. 

경찰 수사결과를 보면 국제약품은 장기간에 걸쳐 매우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리베이트 제공해오다 적발됐다. 여기에 오너 일가가 직접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하니, 노골적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제약품 오너에게 있어서 지난 2010년 1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리베이트 쌍벌제는 그저 우스꽝스러운 허수아비 법률에 불과했던 셈이다.

수사 결과, 국제약품은 영업기획부서에서 대표이사의 승인을 받아 특별상여금, 본부지원금 등 다양한 형태로 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리베이트 영업에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영업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 본부지원금, 출장비(일비), 법인카드 예산 등을 지급한 후 영업기획부서에서 각 지점장을 통해 실비를 제외한 지급금을 다시 회수해 이를 리베이트 자금으로 조성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국제약품 리베이트 자금 조성 및 흐름도
국제약품 리베이트 자금 조성 및 흐름도

국제약품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주로 현금을 제공했는데, 그 방식도 다양했다.

첫째는 ‘정책처’ 방식(선지원 방식)이다. 영업 직원이 의사와 ’처방 기간, 처방 금액, 처방액의 10~20% 선지원’을 약정한 후,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 본사 영업부서장 또는 지점장과 동행하여 의사들에게 현금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는 ‘특화처’ 방식(후지원 방식)이다. 거래처를 등급별로 분류하여 연초에 정한 등급별 비율에 맞게 매월 현금 또는 법인카드 예산 등으로 의사들에게 현금 등의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품목인센티브’ 방식이다. 형식적으로 영업직원들에게 인센티브 명목의 돈을 지급한 뒤 이를 리베이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제약품은 그 과정에서 특정한 제품(신제품 또는 경쟁이 치열한 제품)을 영업할 때 일정 기간 처방 금액 대비 100~300%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의사들의 각종 갑질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사들 중 일부는 ‘갑(甲)’의 위치에서 ‘을(乙)’의 위치에 있는 제약회사에 각종 음성적 리베이트를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그런가하면 대리운전 등 각종 심부름은 물론, 의사 보수교육을 영업사원이 대신 받는 일도 벌어졌다. 기러기 아빠인 원장의 밑반찬과 속옷 등을 대신 챙겨주는 영업사원도 있었다.

심지어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원 접수, 유치원 재롱 잔치 참여 등 의사 개인 행사에 영업사원이 대리 참여한 일도 있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약만 팔 수 있다면 간도 쓸개도 빼놓는 영업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진행 중에도 일부 의사들은 깊게 형성된 ‘갑을’ 관계를 악용하여 영업 직원들을 협박, 회유하며 진술 번복 등 허위 진술을 강요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진술 번복 등 의사의 허위 진술 강요 사례 ... 녹취본>

▶ (영업사원의) 녹음에 대비, 자신의 차에 탑승시킨 후 진술 번복을 강요(구속된 A 의사)

…우리가 한 팀이 되면 그렇게 같이 가서 다 문제없이 나올 수도 있어요…내가 이제 선임해서 움직이는 변호사들하고 같이 해서 옆에서 도움을 줄 거예요…일단은 돈은 전달된 적이 없다라고 해야 돼요.

▶ 확실한 보상을 약속하며 영업 직원에게 전화 진술 번복을 회유(00의원 B의사)

지금 되면 면허 취소되기 때문에 이번 한 번만 해주면 내가 보상은 확실히 해줄 테니깐…그때 뭐 강제로 강압적인 수사로 인해서 내가 진술 잘못했다 이럴 수도 있고…이것만 해주면 내가 확실히 밀어줄게 소개해주고…

리베이트는 환자의 약품선택권을 제한하고, 제약회사의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며 거래의 청렴성을 해치는 비겁한 행위다. 뿐만 아니라 의약품 가격을 왜곡하여 건보재정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실제 소비자인 국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등 사회적 폐단이 크다.

실제로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보면 제약회사 및 병원 규모와 의약품의 종류 및 매출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통상 매출액의 5~20%가 리베이트 비용으로 지출되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의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는 현실이다.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도 부족할판에 아직도 리베이트로 연명하는 이런 복제약 회사가 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다. 정부는 차제에 관련 제도 및 법령을 더 꼼꼼히 정비해 일벌백계함으로써, 리베이트 기업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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