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자연스러운 것 ... 어렸을때부터 교육해야”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 ... 어렸을때부터 교육해야”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팀 라정란 팀장 "아직도 호스피스 부정적 인식 많아"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8.10.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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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아직도 호스피스는 ‘죽음’이고,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요. 암환자들도 처음에는 호스피스 병동을 이용하겠다고 하지만 막상 임종 말기가 되면 잘 안오려고 해요.”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팀 라정란 팀장)

말기 암 환자와 같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통증 완화와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제도가 만들어진 지 1년 2개월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까지 호스피스 제도는 낯설고, 마지막을 앞둔 환자들에게는 ‘죽으러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크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팀 라정란 팀장은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인식이 조금씩 변한 것 같다”면서도 “(환자들이)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직도 우리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며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라 팀장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해 들어보았다. 

 

-. 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980년대 암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기환자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없었다. 말기 환자들은 통증이라든지 힘든 증상들이 많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병원에서 돌봐줘야 하는 데 말기암 환자들에 치료가 소외되는 것이 계기가 됐다. 또 80년대 무렵 가톨릭 중앙의료의 이념이라고 해서 요즘은 영성 이라고 표현하는데, 영부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근데 밑에 부분에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이 하는 말에 대해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인간다운 품위를 지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1983년 의사, 간호사, 원목자, 봉사자 등으로 호스피스 팀을 구성해 조직적인 호스피스 활동을 펼쳤고, 1987년 3월에 서울성모(구 강남성모)병원에 호스피스과를 신설, 이듬해인 1988년 10월 국내 종합병원 최초로 10병상의 호스피스병동을 개설해, 현재 23병동을 운영 중이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팀 라정란 팀장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팀 라정란 팀장

-. 호스피스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부터 시작된 건데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인식과 비용적인 부분이 힘이 들었다. 단어자체가 생소하지 않나. 우리가 환자에게 전화해서 "여기 호스피슨데요" 그러면 "호스티스라구요? 왜 전화를 해." 뭐 이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지금도 편하게는 이야기할 수는 있는건 아니지만, 옛날에는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를 올리는 것만으로도 꺼리고 부정적인 시각이 굉장히 강했다.

지금처럼 수가가 책정이 돼 있는 게 아니니까 비용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90년대 호스피스 후원회가 생겼다. 봉사자들이 만든 것이다. 장례비가 없어서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사람들, 퇴원해야 하는데 집에 갈 차비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후원했다.

-. 수가 책정이 됐다. 부족한 점은 없나?

입원비에 대한 수가가 잘 나왔다. 병실에 따라 책정된 입원 1일당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적용하고 있다. 다만 자문형하고 가정형은 시범사업 중이다. 자문형은 약 2년째, 가정형은 3년째 운영중이다. 그런데 어떻게 만들어질지 잘 모르겠다.

자문형과 가정형에 대한 수가책정이 어렵다. 왜냐하면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는 명확하게 나오는데 교육이나 상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나오기 어렵다. 요즘은 심층진료라고 해서 수가도 생기고 있고, 다학제팀진료, 협력진료 등이 생기는데 같은 측면에서 수가 만들기가 굉장히 어렵다. 증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는 입원형 일당제다. 하루에 얼마 정해준 거다. 사실 교육이 많고 상담이 많은데 이렇게 하는 게 좋은데 자문형, 가정형은 아직 그런 것이 아니라서 어떻게 만들어질지 걱정이다.

-. 호스피스 관련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지고 인식이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분위기다. 호스피스병동을 찾는 사람이 이전보다 증가했나?

그렇지 않다. 왜냐면 작년까지 암환자 중 17%가 이용하고 있는데 그게 방이 없어서라기보다도 지금 생각에는 "호스피스 갈 거야"라고 생각했다가도 막상 임종 말기가 되면 안 오려고 한다.

옛날보다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하지만 막상 나에게 죽음이 다가오면 못 받아들인다. 의사들조차도 치료하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못한다. 그래서 호스피스 병원을 찾는 시기도 늦어진다.

외국은 잔여생명에 대해 6개월 이야기한다. 이론도 6개월이지만 우리가 옛날에 3개월을 바랐는데 지금은 한 달 좀 넘는다. 매우 짧다. 그만큼 사람들이 늦게 온다. 이야기하고 문화가 바뀌긴 했지만 "나 호스피스 갈래" 이렇진 않다라는 것이다.

라정란 팀장
라정란 팀장

아직도 호스피스는 죽음이고, 죽는 것에 아직도 우리는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 교육하지 않는다. 우리도 배워야한다. 대만이 확 바뀌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을 하는 거다. 죽음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현세가 아니여도 다른 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가르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런 제도가 따로 없다.

대신 경험한 사람들은 많이 온다. 시간이 30년이 지나니까 부모님이 간 다음에 자녀가 오는경우도 있고 형제가 가고 오는 경우, 남편이 왔다가 간 경우, 이용해본 가족들은 좀 빨리 결정하고 오는 분들이 꽤 있다. 봉사하시는 분들도 부모님 모시고 온다. 경험한 사람들의 이용률이 높은 편이다.

-. 운영하는데 있어서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부분은?

전문 인력이 없다. 우리나라는 완화의학과나 호스피스과가 없다. 의학에 세분화돼 있는 임상과가 없는 것이다. 현재 서울성모병원도 학과가 개설된 것은 아니지만 병원 내에서 임상과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타병원의 경우 종양내과, 가정의학과 의사가 같이 보는 식으로 돼있기 때문에 이분들은 나라에서 정하는 규정인 60시간 교육을 받고 그 다음에 투입이 된다. 60시간 교육을 받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기는 말기환자들한테 진통제 주고 처치해주는 것뿐인데 의사가 전공과가 아니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통증조절, 증상조절 등 전문적인 경험이 많아야 한다. 교육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전문성이 결여돼 있는 것이 아쉽다.

수가가 책정도 되고, 사보험이 있어서 진료비에 대한 걱정은 덜하지만 간병비 지원에 대해 개선이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라에서 만든 간병도우미제도가 있는데 이 제도는 환자 3명당 한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봐주는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병상 전체에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호스피스의 경우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1대1로 케어를 해야 한다. 간병도우미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낙상사고, 욕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의 제도와는 다른 실용인 간병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성모병원은 후원회의 도움으로 시범적으로 간병인 두 분을 파견 받았다. 낮에만 근무하는 형식으로 보호자들을 돌아가면서 쉬게 해주는 제도다. 볼일이 있거나 하면 미리 신청을 해 간병인이 1대1로 케어해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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