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는 직원 일탈“...한독 '망신살'
“리베이트는 직원 일탈“...한독 '망신살'
식약처 상대 소송 패소 … 法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달라“ … 제약업계 소송 영향 미칠듯
  • 이순호 기자
  • 승인 2018.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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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김영진 대표이사 회장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리베이트 제공은 직원의 일탈 행위로 회사 책임은 없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린 행정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던 한독(회장 김영진 · 사진)이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꼬리 자르기'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7월11일 한독이 식약처를 상대로 낸 판매업무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 결과는 회사 측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한독은 자사가 판매하는 이뇨제 '라식스 주사'의 판매를 촉진할 목적으로 지난 2012년 3월과 2013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고대 안산병원 호흡기 내과 의사에게 주대(술값) 및 식대 비용 99만5000원을 선결제하는 방법 등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다 적발됐다. 이후 식약처로부터 라식스 주사 3개월 판매업무 정지 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대전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한독은 소송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한 A씨의 행위는 원고(한독)와 무관한 개인의 돌출행위에 불과하다"며 "이를 회사의 위반행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와는 상관없는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해버린 셈이다.

그러나 법원은 "행정처분은 형사처벌과 목적, 성격 등이 다를 뿐 아니라 한독이 직원의 관리·감독을 소홀하지 않았다고 인정할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우선 "행정처분이 책임주의에 반해 위법하다거나 중대하고도 객관적으로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런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원고 회사의 의약품 판매실적을 올리기 위해 의사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는 그 비용을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했는지와 관계없이 객관적, 외형적으로 원고의 업무에 관한 행위"라며 "원고가 의약품 등의 유통체계 확립 및 판매질서 유지 등을 위해 영업사원을 관리·감독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한 이상, 원고에게 그 위반행위로 인한 행정책임을 귀속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한독의 임직원인 F씨가 약사법 등의 위반행위를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을 뿐 아니라 회사 측이 영업사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충분히 다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독이 "형사처벌의 양벌규정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 대법원 판례 등을 언급하면서 직원의 행위로 회사에 제재처분을 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해 위법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도 법원은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그 목적, 성격 등이 다르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행정법규 위반에 대해 가하는 제재는 행정 목적의 달성을 위해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해 가하는 제재"라며 "위반자의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의 양벌규정에 관한 해석이 행정처분의 행정법규 해석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리베이트 제공은 직원의 일탈 행위로 회사 책임은 없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린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던 한독이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꼬리 자르기'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리베이트 제공은 직원의 일탈 행위로 회사 책임은 없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린 행정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던 한독이 패소 판결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독 패소 판결, 약가인하 불복 소송 영향 미칠 듯

이번 소송 결과는 제약업계의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수 제약사가 한독처럼 "리베이트는 직원의 일탈 행위일 뿐 회사와 관계 없다"며 행정관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CJ헬스케어, 아주약품, 한국피엠지제약, 일양약품, 한올바이오파마, 한국팜비오(한올바이오파마로부터 품목 양수), 일동제약, 구주제약(일동제약 판매 대행), 파마킹 등 10개 제약사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약가인하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 중 상당수는 "리베이트는 영업사원의 개인 일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3월, 불법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적발된 11개 제약사 340개 품목에 대한 약가를 평균 8.38% 인하하는 안건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해 확정했다.

지난 2009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서 적발 및 기소 이후 법원 판결 확정 및 검찰 수사 세부 자료 등을 추가로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제약사는 파마킹, 씨엠지제약, CJ헬스케어, 아주약품, 영진약품공업, 일동제약, 한국피엠지제약, 한올바이오파마, 한미약품, 일양약품, 이니스트바이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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