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점안제 가격인하 피해 “과장됐나?”
1회용 점안제 가격인하 피해 “과장됐나?”
  • 이동근 기자
  • 승인 2018.09.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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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메디포토=포토애플]
[사진 : 메디포토=포토애플]

[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일회용 히알루론산(HA) 점안제 가격 인하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들이 오히려 엄살을 떨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27일, 일회용 점안제 307개 품목의 약가를 최대 55% 인하하는 내용의 ‘약제급여목록 및 급여상한금액표’를 고시하고, 9월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약가인하 대상 제약사(21개사)들이 ‘약제 급여 상한금액 인하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인하시기가 9월9일과 21일로 2차례 연기되는 등 복지부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복지부가 이달 22일 약가 인하를 확정한 것은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1일 제약업계의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본안소송 결과에 관심이 쏠리지만, 제약업계가 이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했다는 것은 복지부의 판단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기업들의 반발은 크다. 점안제 생산 업체들은 약가 인하에 따른 피해뿐 아니라 설비 교체에 따른 수십억원의 비용 등 이런저런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가 주장하는 수준의 피해가 사실인지 여부를 두고는 논란이 있다. 

 

최대 50% 이상 가격 인하? ... 사실은 10% 인하품목도 있어 

“1회용 점안제 용량 줄이면 처방량 증가할 수도” 

우선 해당 기업들은 50% 이상 약가가 인하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1㎖/관이 들어있는 1회용 점안제 가격은 무려 52.7%(444원→198원 등)가 인하된다.

하지만 0.35㎖/관은 10.4% 인하(241→198원 등)되는 데 그친다. 적은 인하 폭은 아니지만 약가가 절반으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같은 가격 조정에 대해 복지부는 “1회용을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최저용량으로 약가 기준을 통일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보존제도 없는 ‘무늬만 일회용’인 대용량 제품의 생산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번 조치는 약가 인하라기보다는 환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 가깝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1회 점안시 사용되는 용량은 0.04~0.05㎖ 정도다. 이 정도의 용량이면 양쪽 눈 모두에 사용하고, 실수로 버려지는 용량까지 감안하더라도 1회용으로 충분하다. 따라서 0.2~0.3㎖ 용량이면 1회용으로 충분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고용량의 1회용 점안제를 제조하고 있는 것은 보험약가를 높게 받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회용 점안제에 불필요한 용량을 넣어놓고 가격인하로 손해를 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해당 기업들의 반발은 약가인하를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1회용 점안제의 가격을 인하하면 제약사들은 그동안 불필요하게 늘렸던 용량을 줄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용량이 줄어들 경우 의사들이 1회용 제품의 처방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익이 될 수도 있다. 엄살이 너무 심한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참고로 1회용 점안제의 주성분인 HA는 오염되기 쉽기 때문에 한번 개봉하면 남는 용량은 버리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5년 1회용 점안제를 수차례 사용하면 세균성 결막염이나 각막염 등 점염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1회만 사용하고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2017년에는 제품명에 ‘1회용’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포장과 사용설명서에는 ‘개봉후 1회만 사용하고 남은액과 용기는 바로 버린다’는 내용을 표시하도록 했다.

 

“저용량 교체시 비용부담 크지 않아”

시설 재정비로 인한 고정비 추가도 생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 약가인하 조치가 나왔을 때만해도 고용량 제품을 생산해오던 제약사들은 저용량 용기에 맞춰 시설을 바꿔야 하므로 추가 시설비가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일회용 점안제 용기를 보면 저용량 제품을 만들기 위해 용기 디자인을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시각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1회용 점안제 용기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머리 부분, 몸체 부분, 손잡이 부분을 구분해 놓았는데, 이 중 머리 부분과 손잡이 부분은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용량이 바뀜에 따라 변경되는 부분은 몸체 부분 정도다. 용량을 줄이면 이 부분을 짧게 만들면 된다. 용기 교체에 따라 비용부담이 수반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히 새로 틀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A제약사의 0.35㎖ 용량 1회용 HA 점안제. 하얀색 화살표를 보면 양각으로 두 줄이 그어져 있음을 확인 가능하다. 이 부분이 용량을 조절하는 부분이다. 나머지는 기존의 형틀을 그대로 이용하게 돼 있다.
A제약사의 0.35㎖ 용량 1회용 HA 점안제. 하얀색 화살표를 보면 양각으로 두 줄이 그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용량을 조절하는 부분이다. 나머지는 기존의 형틀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몸통 부분의 길이만 바꾸는 것이라면 약 1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새 틀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저용량 생산을 유도하고 있지만, 논란이 됐던 리캡(re-cap)형 포장도 금지되지 않았으므로 추가 형틀 제작으로 인한 시설비 추가는 적다. 이미 저용량들을 생산해 온 업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 희비 갈려 ... 삼천당제약 등 체감 피해 클 듯

한편 이번 조치로 업계 내 희비는 갈릴 전망이다. 점안제 생산 규모가 크고,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의 경우 체감하는 피해 정도는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점안제에서 나오고 있는 삼천당제약의 경우, 지난 2012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종속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큰 폭의 투자가 이뤄진 바 있어 이번 약가인하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유니메드제약 등 저용량을 중심으로 투자 및 생산해 온 업체들은 이번 소송으로 당장 실익은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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