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국내에서 처음 출시했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동국제약이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도입약물이 아닌 자체 개발 약물로 설욕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동국제약은 최근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골다공증 치료용 신규 복합 액제'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경과원 바이오센터는 지난 2017년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동국제약 중앙연구소와 함께 골다공증 치료용 복합액상제형화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1년여 간의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마시는 형태의 골다공증 치료제 제형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동국제약 연구진은 "바이오센터의 기술이전 대상기술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을 주성분으로 한 국내 최초의 복합액제 제형화 기술"이라며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단계별 문제를 해결해 기업의 수요를 효율적으로 지원해 준 만족스러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동국, 3년 전 '마시본액' 출시 … 매출 기대보다 낮아
동국제약은 이미 지난 2015년 국내에서 최초로 이탈리아 가도사에서 도입한 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 마시본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마시본액은 기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의 단점을 줄인 약물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제는 아침 식사 30분 전에 약 230mL의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30분간 기립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국제골다공증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복용방법의 불편함과 이상반응 때문에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1년 이내에 복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시본액은 정제가 아닌 액상 제형 약물로, 상부 위장관을 빠른 속도로 통과해 기존 약제의 제형 특성에 따른 불편함을 크게 줄인 치료제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마시본액의 매출은 복용편의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마시본액의 지난 2016년과 2017년 매출은 약 10억원에 그쳤다.
기존과 다른 성분의 새 제품, 복용 편의성↑ … 시장 변화 이끄나
이처럼 기존 제품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동국제약이 3년 만에 새로운 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두 제품이 '마시는 치료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마시본액과 새롭게 개발하는 제품은 성분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경과원 측에서 새 제품의 성분을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해 성분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마시본액의 성분인 '알렌드론산나트륨수화물'과는 다른 성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 번에 마셔야 하는 양도 줄였다. 동국제약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은 마시본액 복용량의 약 4분의 1만 섭취하면 된다.
동국제약은 기존 제품이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복용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제품을으로 시장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골다공증 치료에 기존 경구제가 많이 사용됐다. 익숙한 쪽으로 처방이 이뤄지다 보니 아무래도 마시는 치료제는 확산이 안 됐다"며 "마시는 치료제가 부작용이 있다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매출이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개발하는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복용량이 줄었으니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 예전보다 나아질 것 같다"며 "경구제는 크기 때문에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마시본도 많은 양을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편해 하는 환자들이 있었다. 새로운 제품은 용량이 더 적기 때문에 복용 편의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은 개발이 돼 이전이 이뤄졌지만 아마 제품 출시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새 제품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