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는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
“경만호는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
건보공단노조 “약자는 다 죽어라는 말이냐”...의협회장 당신이 수치스럽다”
  • 이동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9.06.17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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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만호 회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양대 노동조합이 경만호 의사협회 회장에 대해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라고 맹비난했다.

노조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경만호 회장의 말대로라면 얼마 전 가격을 안 올려주자 혈우병치료제 ‘노보세븐’의 공급 중단으로 죽음에 몰렸던 혈우병 환자들은 당연히 죽어야만 하느냐”며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한 보험재정 투입은 무가치한 것인가? 중증질환에 걸리면 가계가 파탄 나고 가족이 해체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성명은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는 약자들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마음조차 없는 것인지 진정 묻고 싶다. 경만호 회장은 공인으로서의 발언들이 의료인은 물론, 국민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신이 의협회장이라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참으로 수치심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헬스코리아뉴스>

<성명> 경만호 의협회장에게 묻는다!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는 약자를 헤아리는 최소한의 마음조차 없는가?

○ 경만호 의협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한 이래로 줄곧 건강보험적용 당연지정제폐지와 다보험자체제를 주장해 왔다. 현재의 단일보험구조를 해체하고 개인의 경제능력대로 병원에 갈 수 있는 구조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정당성과 타당성을 떠나 의협회장의 입장이나 개인의 소신으로 치부해 버리고 말 수도 있었다.

그러나 6월16일자 ‘한국경제’에 실린 장문의 인터뷰 내용을 접하면서 그 왜곡과 괴변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의 모든 문제가 ‘규격진료’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규격진료인 획일적인 요양급여기준이 국가주도의 단일보험체계 때문에 생겨났으므로 소신진료를 위해 여러 의료보험이 경쟁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규격진료를 깨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일관되게 강변했다.

○ 경만호 회장에게 묻는다. 규격진료라고 일컫는 요양급여기준은 당신이 최고의 두뇌집단이라고 자랑하는 의사들이 만들지 않는가? 건강보험 요양급여의 일반원칙은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과 비용․효과적인 방법으로 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 하에서 현재 약 7천6백여 개의 요양급여기준이 고시되어 있다. 그리고 모든 기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전문 의사들로 구성된 ‘중앙심사평가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이다.

보다 전문적인 사항은 현직 임상 의사들로 구성된 41개의 ‘전문분과위원회’를 거치고, 전문학회의 의견도 사전에 조회하여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암환자를 예로 들면, 별도로 ‘암질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진료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은 사례별로 인정하고 있으며,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중앙심사평가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마찬가지로 적용하고 있다. 요양급여기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되면 그 작업도 상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경만호 회장에게 묻는다. 요양급여기준이 없는 국가가 세계 어디에 있는가? 현재 유럽선진국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사회보장비용의 관리이며, ‘의료비 통제’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와 장치를 두고 있다. 독일은 그 주된 수단으로 2000년부터 진료내용이 비슷한 입원환자군에 대하여 일정금액을 보험진료비로 지급하는 포괄수가제(DRG)를 도입하여 진료량 증대를 억제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가 의료서비스 하나하나에 가격을 매겨 지급하는 행위별수가로 인한 의료비의 낭비요소를 적극 차단하기 위해 이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계의 반대로 1997년부터 지금까지 분만 등 단지 8개 질병군에 대해서만 원하는 요양기관에 한하여 포괄수가제를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막대한 의료비 때문에 ‘국가 유지’가 어렵다고 선언하고 의료개혁법의 입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핵심내용은 의료비용 지출의 억제와 의료보험가입의 전국민 확대이다.

이렇듯 모든 국가들이 의료비의 관리와 효율화를 위한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령화 추세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과잉진료를 막고, 적정진료로 유도하려는 요양급여기준은 선진적 보건의료체계를 갖춘 국가들의 보편적․ 공통적 수단이다.

○ 경만호 회장에게 묻는다.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위한 보험재정 투입은 무가치한 것인가? 그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암 환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보험재정을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구매력 없는 의료소비자에게 국가가 필요이상의 책임을 지고 있다고 했다.

중증질환에 걸리면 가계가 파탄 나고 가족이 해체되어야 하는가? 소외계층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어야 하는가? 생명과 건강에 대하여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가? 극단적 의료시장주의자는 약자들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마음조차 없는 것인지 진정 묻고 싶다. 당신의 말대로라면 얼마 전 가격을 안 올려주자 약 공급을 중단한 다국적 제약사의 행위로 죽음에 몰렸던 혈우병 환자들은 당연히 죽어야만 했단 말인가?

경만호 회장의 지론이 모든 의사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대다수 의료인들의 헌신과 수고가 우리나라 보건의료 발전과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견인차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경만호 회장은 공인으로서의 발언들이 의료인은 물론, 국민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당신이 의협회장이라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참으로 수치심을 느낀다.

2009.6.17.
공공서비스노조 전국사회보험지부/한국노총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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