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체제에 거는 기대와 우려
경만호 체제에 거는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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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2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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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전 서울시 의사회장 출신인 경만호씨가 당선됐다.

경 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크고 작은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우편투표와 기표소 투표를 동시 시행해야한다며 정관 개정을 추진하다 의협 중앙선관위의 제동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법원에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했으나 결국 기각됐다.

선거 이전에는 경씨의 출신학교인 가톨릭 의대가 공식적으로 경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선거 과정에서는 제약회사 직원들이 경 후보의 홍보물을 돌린 사실이 논란이 됐다.  제약회사 직원들의 개입 논란을 두고 경 후보측은 “자원봉사”라고 일축했지만, 모양새는 좋아보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부정투표 문제도 불거졌다. 이 문제 역시 경씨의 출신대학인 가톨릭대에서 발생했고 경 후보측이 제기했다.  강남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 4명의 투표용지가 대리투표됐다는 것이었다.

선거 기간 내내 다른 후보와 달리, 경씨측은 유독 시끄러웠다.  이 때문에 의료계 내부에서는 “경 후보가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한 것 아니냐”며 “결코 신사적인 게임은 아니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경 당선자가 정당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 가톨릭대학교 전공의 대리투표 문제를 끝까지 추적, 조사해 회원들에게 보고해야한다”며 “만약,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스스로 비신사적 게임을 시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경위야 어찌됐든 선거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상처를 치유하고 의협 회원들을 하나로 통합해 의협이 국민 보건을 위해 존재한다는 당위성을 입증해야한다. 더 이상 의협이 밥그릇 싸움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서는 안된다.

경 당선자는 자신이 압도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과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근래들어 가장 낮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한다. 국민적 지지와 회원들의 관심없이는  경당선자가 부르짓는 ‘한국 의료의 수급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더군다나 한꺼번에 모든 걸 이루겠다는 욕심을 부리거나,  과거와 단절한 채, ‘새시대가 열렸으니 나를 따르라’는 식의 오만과 독선으로는 그 어떤 감동도 줄 수 없다.   

의사협회가 이익단체로서 당선자가 의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경당선자의 철학과 최근 발언은 전문가집단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로 들린다. 

의료개혁에 급진적으로 평가받는 경 당선자가 선거기간동안 의사들의 사회적 지위확보, 수가인상, 의약분업개혁 등을 공약하는 것은 얼마든지 납득이 가지만 당선 이후에도 국민건강보험체계를 전면 부정하는듯한 발언은 우려스럽다.

누가 뭐라든 현행 전국민의료보험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질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경 당선자는 의료개혁에 앞서 무엇보다 의료의 공익성을 잊어서는 안되며, 국민복지체제의 근간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이제 의사협회는 국민에게 좀 더 다가가야 한다. 리베이트근절 등 윤리강화, 사회사업참여확대는 물론이고, 글로벌시대를 맞아 의료계가 나라를 먹여살릴 수 있는 산업주체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와 자기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사회에서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의사들이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의사협회의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적 성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경 당선자체제의 새로운 의사협회가 그동안 약사, 한의사와 추한 밥그릇싸움이나 벌이고, 수가인상이나 외치는 편협한 전문가집단에서 벗어나 국가를 먹여살릴 산업주체로서, 국민복지를 책임지는 국민건강의 파수꾼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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