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회충알 오염문제로 수차례 지적받은 어린이 놀이터는 더 이상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환경부가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방부 처리 목재(CCA)로 만든 어린이 놀이터 시설 표면의 중금속 오염 농도가 철재나 플라스틱 시설보다 수십배에서 최고 311배가 높고, 놀이터의 모래에서는 비교 토양(모래 공급업체 구입 토양)보다 2∼46배 가량 높게 검출됐다.
구리나 수은 등 중금속은 채내로 흡수되면 생체내 물질과 결합해 잘 분해되지 않는 유기복합체를 형성하기 때문에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는다.
중금속에 중독되면 신경이 마비되고 말을 더듬거나 심지어 몸이 굳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이미 여러차례 지적했지만 놀이터에서 오염된 시설물과 모래에 자주 노출되면 중금속이 몸 속에 축적될 가능성이 커진다.
독일 등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놀이터에 관한 점검 기준이 정해져 있다. 모래나 토양오염이 우려되면 정기적으로 소독하거나 교체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놀이터 토양오염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환경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환경보건법을 제정해 어린이 놀이터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등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유해화학물질 관리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함부로 개나 고양이등을 끌고 다나 놀이터를 오염시키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과 업자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
아이들은 이 나라의 건강지표다. 함부로 방치된 놀이터가 더 이상 아이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