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후 찾아오는 ‘노인우울증’ 대처법
사별 후 찾아오는 ‘노인우울증’ 대처법
  • 신명희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8.09.10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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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이광연 할아버지는 3개월 전 사별 후 입맛이 없다면서 7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친하게 지내던 경로당 친구들과 만나는 것도 귀찮아하기 시작하더니 밤만 되면 누군가 자신을 해하려 한다며 잠긴 문을 몇 번이나 확인하느라 밤잠을 설치기 일 수. 병원을 방문하여 우울증 치료제를 처방 받았지만 누군가 당신의 약에 독약을 넣었다며 복약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 65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 우울증 환자...자살률 세계 최고

사별 후 찾아오는 노인 우울증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20%가 이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노인 5명 중 1명이 자신도 모르는 우울증을 갖고 있는 것. 

노인우울증은 남편과의 사별, 경제적 손실, 좌절, 폐경 등 상실이라는 유발인자가 뚜렷한 경우가 많으며 증상이 주기적이지 않고 지속적인 것이 주요 특징이다. 심각한 경우 자살을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만명당 자살률은 지난 1996년 28.6명에서 2006년 72.1명으로 약 2.5배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11.7명에서 16.8명으로 늘어난 65세 미만 인구에 비해 두드러진 수치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해마다 증가해 OECD 29개 국가 중 자살 증가율 1위, 자살 사망률 4위를 기록하고 잇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 배우자와 사별, 위험 요인

노인들의 자살은 본인의 질병, 우울증, 자녀와의 갈등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평생을 함께 지내온 배우자와의 사별은 우울증을 유발시키고 노인 자살을 부르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노인 우울증은 내과 및 신경과 질환이 있는 상황에서 흔히 발생한다. 예를 들면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심근경색증 이후에 우울증이 발생한다. 뇌혈관질환(중풍) 환자의 약 24%에서 우울장애가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에서도 우울장애의 발생이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만성 질환 및 기능상실의 정도는 우울증의 정도와 비례하며 건강의 악화는 새로운 우울증상을 유발시키는 주요 인자로 작용한다. 특히 여성노인의 경우 가족 속에서의 역할 부재, 결혼문제, 신체질환 등과 관련된 우울증발생빈도가 높으며 남성노인의 경우에는 신체질환 등과 관련된 우울증 발생빈도가 높다.

◆ 우울증 사실 본인도 몰라...일부는 치료 거부도

노인 우울증은 젊은 사람과 다르게 본인의 치료 거부, 가족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제때 진단 및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조차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없고 가족이나 친구 등 주위의 사람들도 '기운이 없는 것은 나이 탓이다, 노화가 진행된 것이다, 많이 늙었다'고 이해하여 방치되는 일이 많다. '우울하다, 기분이 가라 앉는다'는 등의 자기 감정을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일이 적다.

젊은 사람의 경우 전조증상을 갖고 있는 반면 노인 우울증은 특이사항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자살’에 대한 암시를 드러내고 있는 반면 노인의 경우 ‘자살’에 대한 뚜렷한 표현이 없고 간혹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지거나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경우 ‘자살경고등’으로 판단해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이동현 과장은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과 달리 우울 증상에 대한 표현이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별과 같은 주요 사건을 경험한 후 평소와 달리 기운이 없어 보이거나,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다고 호소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 조기 발견이 관건...치료 성공률 80%

이 과장은 “노인우울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성공률이 80%에 이르는 질환이며 자살과 같은 심각한 문제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노인우울증의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킨 항우울제를 투여하면 대개 4주 이내에 우울증의 증상들이 좋아지지만, 증상 조절 후에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항우울제의 투여가 필요하다. 우울증상이 사라진 이후에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유지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방지를 위해 요구된다.

가족들의 정성어린 관심도 필요하다. 우울증이 있는 노인들은 스스로 소외감을 느끼며 사회활동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는데, 거꾸로 바깥활동이나 대인관계를 멀리하는 행동 자체가 우울증의 발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속적인 격려와 지지로 활동을 유도한다면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원봉사, 종교생활, 취미생활, 운동 등을 통해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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