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오티닙’, ‘올리타’ 희생양에서 구원투수로
‘포지오티닙’, ‘올리타’ 희생양에서 구원투수로
한미약품, 중복연구 피하려 국내 폐암 임상 포기 … 美 임상서 새로운 표적 발견 …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 월등 … 차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부상
  • 이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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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1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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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이 ‘올리타’를 대신할 차세대 폐암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올리타에 밀려 폐암 임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미약품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포지오티닙이 연말께 미국 FDA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FDA에 시판허가 신청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지오티닙은 암세포 성장 수용체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및 EGFR과 같은 유형에 속하는 HER-2의 과발현 또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암을 치료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다.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암세포를 이식한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암 억제 현상이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을 유방암 및 폐암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해당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런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임상2상 시험을 지난 2016년 돌연 중단했다. 서류상 종료 이유는 ‘환자 미달’이지만, 회사 측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시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동시에 진행 중인 3세대 폐암 신약 올리타 개발 프로젝트와 맞물려 보다 효율적인 연구개발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타는 EGFR 돌연변이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 항암신약이다. 기존 항암제 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부작용을 낮추면서 투여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을 받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2세대 항암제로 개발되고 있었다. 이미 3세대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2세대 약물인 포지오티닙을 폐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은 불필요한 중복연구라는 것이 한미약품의 설명이었다. 이후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을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포지오티닙이 다시 폐암 치료제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한미약품으로부터 이 약물을 기술수입한 미국의 스펙트럼이 새로운 표적을 찾아내면서부터다.

스펙트럼은 EGFR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포지오티닙이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포지오티닙을 유방암뿐 아니라 폐암 표적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관련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 한미약품의 ‘포지오티닙’이 ‘올리타’를 대신할 차세대 폐암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올리타에 밀려 폐암 임상이 조기 종료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미약품의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엑손20 유전자 변이 표적 발견 … 차세대 폐암 내성 표적항암제 부상

포지오티닙의 미국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한 MD앤더슨암센터 Dr. Heymach 교수는 지난해 10월 일본 요코야마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비소세포폐암 중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난 환자에서 기존 EGFR TKI(EGFR tyrosine kinase inhibitor) 치료제보다 획기적으로 우월한 약효를 확인했다”며 “중추신경계 전이 및 연수막(뇌척수액) 질병 환자에서도 약효의 활발한 활성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가운데 10%가량에서 엑손20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를 집중적으로 표적해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만약 포지오티닙 개발이 성공하면 새로운 표적 폐암 치료제가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포지오티닙은 효과 면에서도 기존 TKI 치료제를 압도했다.

Heymach 교수에 따르면, 포지오티닙은 GEM모델(유전공학적 쥐)과 PDX모델(환자 유래 암조직 이종이식 모델)에서 기존 TKI 치료제보다 40배 이상의 효력과 80% 이상의 종양 크기 감소 효과를 보였다.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폐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에서는 환자의 64%(11명 중 7명)에서 객관적 반응률(ORR)과 부분 반응률(PR)이 확인됐다.

이 발표로부터 반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도 환자들의 PFS(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이 도출되지 않을 정도로 포지오티닙의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결과는 오는 9월 24일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와 완전히 다른 표적을 가진 포지오티닙이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약품 입장에서도 올리타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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