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 과정에서 일명 ‘태움’(괴롭힘)과 관련해 부적절한 질문들을 쏟아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간호사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간호사연대와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3일 각각 성명서를 내고 서울아산병원의 행태를 질타했다.
이번 성명서는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으로 후배 간호사가 사망하는 이른바 태움 논란이 있었던 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를 채용하는 면접에서 “해당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병원에서 사건이 벌어졌는데 어떻게 버틸 거냐”는 등 부적절한 질문을 했다는 면접자의 글이 인터넷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 올라온 데 따른 것이다.
간호사연대는 이번 사태를 “외로움과 고통 가운데 이미 세상에 떠난 망자와 그 유족을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행태이며 아직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도 않은 젊은이들을 향한 비열하고 잔인한 갑질”이라고 비난했다.
간호사연대는 “과로와 태움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지로 몰린 피해자의 죽음을 겨냥해 을의 입장인 지원자로부터 개인의 성향으로 인한 선택이라는 답을 유도한 면접관이나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서울아산병원 모두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이처럼 믿기 힘든 일이 사실로 판명됐는데도 일개 면접관의 불찰 정도로 치부하며 ‘앞으로 면접관을 잘 교육해 재발을 방지하겠다’ 정도로 사건을 일단락하려는 서울아산병원의 오만함과 무례함에 간호사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이 부끄러움을 안다면 ‘12년 연속 대한민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병원’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기 바란다”며 “서울아산병원은 더는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의 직원들을 부속품으로 여기지 말아야 하고 병원을 내방하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수익 창출의 도구로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도 서울아산병원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서울아산병원은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가혹한 근무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개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故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장 큰 충격을 받았을 박선욱 간호사의 후배들에게, 그리고 다가올 병원 입사에 대한 두려움에 고통받았을 4학년 학생들에게 병원은 그 상처를 파고드는 질문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배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가 온전히 아물지도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아산병원의 갑질 면접은 치유하기 힘든 트라우마로 남았다”며 아산병원은 부적절한 질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즉각 해명하고, 아산병원 대표자인 병원장은 학생들과 유가족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