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 근무제 “업무량 그대로 시간만 줄어”
52시간 근무제 “업무량 그대로 시간만 줄어”
제약업계 탄력근무제·간주근로제·대체휴가 등 운영 … 내근직 “업무량 그대로라 시간 내 업무강도만 늘어”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7.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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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52시간 근로제 시행이 본격화되자 제약업계 내 눈치 싸움이 한창이다.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면 대부분의 회사는 52시간 근로제에 맞춰 사내 개혁이 한창이다.

외근이 잦은 영업부의 경우 외부의 일을 했을 때 업무 시간을 통상적으로 산정하는 간주근로제(노동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연구직은 월 단위로 업무가 많은 주의 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주의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 법정 근로시간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나 노사 간에 업무시간을 결정하는 재량근로제를 시작한 곳이 많다.

일반적인 내근직은 시차출퇴근제나 월 전체 근무 시간만 맞추면 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했다. 또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한 직원들의 대체휴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직원당 근무시간이 줄면서 고용창출도 다소나마 이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일부 제약회사는 하반기 직원 모집에 앞서 부서의 인력수요를 파악해 직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다만 생산직의 경우 인원충원 대신 자동화 시스템에 더욱 집중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퇴근을 알리는 벨소리가 6시에 울리면 일단 일어나긴 하지만 그 전에 외부에 나가 저녁을 먹고 다시 들어오는 직원들도 있다.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퇴근을 하게 되면 다음날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무량 그대론데 근무시간만 줄어”

이처럼 공식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눈치만 보면서 업무량은 그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명목만 ‘52시간 근로제’가 이뤄지는 제약사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사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퇴근을 알리는 벨소리가 6시에 울리면 일단 일어나긴 하지만 그 전에 외부에 나가 저녁을 먹고 다시 들어오는 직원들도 있다”며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퇴근을 하게 되면 다음날 업무 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무시간은 16시간이나 줄었지만 직장인들의 업무는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재택근무나 모바일 근무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6시 넘어 컴퓨터를 공식적으로 끄긴 하지만 이후에는 프린트해 놓은 것으로 작업을 한다”며 “하루 12시간 이상 업무를 보던 회사가 갑자기 하루 4시간 이상 업무시간이 줄어든다고 업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영업직보다 내근직이나 연구직에서 더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영업직의 경우 윤리경영이 도입돼 필요 이상의 업무량이 줄고 있던 상황이 52시간 근로제와 잘 맞아 떨어졌지만 나머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윤리경영 이후 영업직들이 밤늦게까지 접대하는 일이 줄어들어 영업직은 큰 문제 없다. 점심시간 이후 티타임을 가지는 것은 줄어든 정도”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야근수당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며 “화장품 업계에선 이 기회에 연봉을 깎으려다 직원들의 반발에 물러선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 도매업체 관계자 E씨는 “근무시간 내에 심도 있게 일을 하라고 쉬는 시간도 화장실 두 번 이상 다녀오면 압박을 받는다”며 “업무량이 조절되지 않는 한 업무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근무시간 내 업무강도는 더 높아져

업무량이 줄지 않다 보니 오히려 근무시간 내 업무강도는 더 올라갔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매업체 관계자 E씨는 “근무시간 내에 심도 있게 일을 하라고 쉬는 시간도 화장실 두 번 이상 다녀오면 압박을 받는다”며 “업무량이 조절되지 않는 한 업무강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 임장에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 테두리 안에서 휴게시간에 대해 엄격히 관리하게 될 것이며 연장근로를 승인해주지 않아 야근수당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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