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광고사전심의 위헌 … 다음은 의약품·의료기기?
연이은 광고사전심의 위헌 … 다음은 의약품·의료기기?
헌재, 의료기관 이어 건기식도 위헌 결정 … 약사법·의료기기법도 제도·조문 유사해 위헌 가능성 ↑ … 의료기기는 이미 위헌 제청
  • 안상준 기자
  • 승인 2018.07.11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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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헌법재판소가 의료기관에 이어 건강기능식품에 대해서도 광고 사전심의는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의 영향이 현재 광고 사전심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의약품과 의료기기까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자가 “사전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8(위헌)대 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은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영업 정지나 취소 등의 처분을 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대상이면 사전검열은 예외 없이 금지된다”며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광고는 표현의 자유 대상이므로 사전검열 금지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건강기능식품법상 기능성 광고의 심의 주체는 행정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라며 “기능성 광고의 사전심의는 그 검열이 행정권에 의해 행해진다고 볼 수 있고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하므로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자가 “사전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광고를 할 경우 처벌하는 조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8(위헌)대 1(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건기식 결정, 의료기기·의약품으로 번질까

이번 헌재의 결정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것이지만, 업계에서는 그 결정의 파장이 의약품(약사법)과 의료기기(의료기기법)에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역시 건강기능식품과 마찬가지로 광고 사전심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다.

특히, 건기식과 의약품, 의료기기는 광고와 관련된 법 조문이 거의 유사해 위헌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헌재가 위헌 근거로 제시한 건강기능식품법은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려면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16조)하고 있으며, 심의를 받지 않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는 금지(18조 제1항 6호)한다. 이는 의료기기법과 약사법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의약품 사전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의약품 광고 관련 조문도 건기식과 비슷하므로 의약품 심의 규정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는 보고 있다”며 “다만 지난 2010년에는 건기식과 관련해 헌재의 다른 판결이 난 적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위원들과 이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의약품, 건기식, 의료기기 각각의 법이 엄연히 다르므로 좀 더 신중하게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광고 사전심의를 담당하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관계자도 “(의료기기의 경우) 현재 광고 사전심의제도 관련 부분이 위헌 제청돼 있는 상황”이라며 “결론이 내려지면 그 후에 관련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심의 규정 완화, 과장광고 등 피해 ‘우려’

문제는 연이은 위헌 판결로 헬스케어 관련 광고의 사전심의 규정이 완화될 경우 거짓 또는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15년 12월 헌재가 의료광고 사전심의에 대해 건기식과 마찬가지로 “행정기관의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이후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10분의 1로 줄었다. 10건 중 9건은 광고가 심의 없이 나간 것이다.

성형시술, 라식, 라섹, 치아교정 등에 대한 불법 의료광고도 늘었다. 불법 광고의 사례로는 거짓 과장된 문구를 사용한 의료서비스 판매, 과도한 비급여 할인 광고, 친구나 가족 등 동반 시 추가혜택 제공(환자 유인 및 사주) 등이었다.

▲ 헬스케어 관련 광고의 사전심의 규정이 완화될 경우 거짓 또는 과장광고로 인한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12월 헌재가 의료광고의 사전심의에 대해 건기식과 마찬가지로 “행정기관의 사전검열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이후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1/10로 줄었다. 10건 중 9건이 심의 없이 광고가 나가는 것이다. (사진자료 :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사전심의 위원회)

이 때문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건기식 광고 사전심의 규정이 완화된다면 이와 유사한 피해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헌재 판결에서 유일하게 합헌 판단을 내린 조용호 재판관은 “건기식의 기능성에 대한 잘못된 광고로 인해 소비자가 입을 피해가 크고 광범위하며 사후 제재로는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일반의약품 광고가 활발한 제약업계의 관계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의약품 쪽에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광고의 증가폭이 가장 커지는 만큼 만약 사전심의 규제가 완화된다면 허위·과장 광고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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