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필요 없다” 피임약 인식 변화에 불붙은 시장 경쟁
“숨길 필요 없다” 피임약 인식 변화에 불붙은 시장 경쟁
광고 수위 ↑… 금기시 되던 아이돌 모델도 등장 … 제네릭 개발 증가세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6.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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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피임약, 특히 사전 피임약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몰래 사서 숨기기 바빴던 과거와 달리 최근 소비자들은 당당히 사전 피임약을 구매해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자 제약사들도 소극적인 마케팅 방식을 버리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제약사가 사전 피임약의 광고 수위를 높였으며 최근에는 제네릭 개발도 늘리는 분위기다.

피임약에 대한 시선 바꾼다… 광고·마케팅↑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반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사전 피임약들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TV 광고와 SNS 등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데소게스트렐’ 성분의 오리지널 피임약인 알보젠코리아 ‘머시론’은 최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하는 주체적 여성들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번 광고 캠페인을 위해 알보젠코리아는 여성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사전 광고 평가 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했다. 건강한 자존감을 중요시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제작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머시론은 광고로 공중파 TV까지 채널을 확대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혀 사전 피임약 복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데소게스트렐 제제’ 오리지널 피임약인 알보젠코리아 머시론은 최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계획하는 주체적 여성들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유라를 ‘마이보라’ 모델로 발탁했다. 피임약 광고가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피임약 모델로 기용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해당 광고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피임약 광고가 걸그룹 멤버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 한편 ‘피임약을 숨겨야 하는 문화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대 의견도 나온 것이다. 본의 아니게 이슈가 된 해당 광고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한동안 갑론을박(甲論乙駁)으로 이어졌다.

또 동아제약은 마이보라의 스크린 광고도 진행하며 20대 여성 소비자들에 마이보라의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 동아제약은 지난해 걸그룹 멤버인 걸스데이 유라를 ‘마이보라’ 모델로 발탁했다.

일동제약도 젊은 연인을 콘셉트로 한 콘텐츠 영상을 통해 ‘에이리스’를 홍보했다. 한 커플이 등장해 세 가지 상황을 선보이며 여성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할 때 우려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직접 질문하고 이를 상담사가 답해주는 내용이다.

현대약품도 ‘라니아’를 통해 올바른 피임약 정보를 전달하는 ‘라니아 라이징스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카드뉴스 웹진, 영상 등 피임약 관련 콘텐츠가 포함됐다.

국내사, 제네릭 개발 ‘활발’

늘어나는 사전 피임약의 광고·마케팅과 함께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 개발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전 피임약은 에스트로젠 유도체인 ‘에티닐 에스트라디올(EE)’을 기본적으로 함유하고 있고,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프로제스틴 유도체’에 따라 1~4세대까지 나뉜다.

‘노레신드론’과 ‘노레시노드렐’을 성분으로 하는 1세대는 고용량의 EE로 인해 현재 시장에서 사라졌다. 2세대는 ‘레보노게스트렐’을 함유하고 EE를 0.075~0.05mg으로 낮췄다. 대표적으로 동아제약 ‘미니보라’, 크라운제약 ‘쎄스콘’, 일동제약 ‘에이리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3세대에는 ‘데소게스트렐’과 ‘게스토덴’이 포함된다. 마이보라, 머시론 등이 이에 속한다. 현재 2~3세대 저 함량 제제 상당수는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최근 등장한 4세대는 로스피레논 함유된 것으로 전문의약품에 속한다. 바이엘의 ‘야즈’와 ‘야스민’ 등이 4세대에 해당한다.

지난 2016년 2세대 사전 피임약 ‘라니아정’을 출시한 현대약품은 최근 3세대 사전 피임약인 머시론의 제네릭인 ‘보니타정’을 출시했다.

보니타정은 황체 호르몬 종류인 데소게스트렐과 EE를 함께 함유하고 있으며, 혈전이나 색전증과 같은 기존 프로게스테론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에스트로겐 함량도 국내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현대약품은 2세대 라니아정과 3세대 보니타정으로 사전 피임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지난 2016년 2세대 사전 피임약 ‘라니아정’을 출시한 현대약품은 최근 3세대 사전 피임약 ‘보니타정’을 출시했다.

머시론이 알보젠코리아로 매각되기 전부터 머시론을 도입해 판매해오던 유한양행도 식약처로부터 ‘센스데이정’의 시판을 허가를 받았다. 다림바이오텍 ‘디안나정’도 식약처로부터 머시론의 제네릭 허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피임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며 피임약 시장이 활기를 띠는 모양새”라며 “이런 추세라면 향후 제네릭 개발과 출시에 나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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