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연 “게르베, 환자 목숨 인질로 약값 인상 요구” 비난
환연 “게르베, 환자 목숨 인질로 약값 인상 요구” 비난
  • 이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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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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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환자단체에서 프랑스 제약사 게르베코리아를 비난하고 나섰다.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목숨을 볼모로 잡았다는 이유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4일, 간암 치료에 필수적인 ‘리피오돌’을 우리나라에 독점 공급하는 프랑스 제약사 게르베가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동시에 수입까지 중단, 환자들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에게 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되는 조영제다.

환연에 따르면 퇴장방지 의약품으로 지정된 리피오돌을 게르베가 올해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값을 인상해 달라며 약가조정 신청을 했다. 지난 2012년에도 약가조정 신청을 해서 약값을 일부 인상 받았지만 2015년 이후 수입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누적됐다는 이유다.

문제는 게르베가 심평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수입마저 중단돼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환연측의 지적이다. 지난 두 달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재고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으나 최근 재고분마저 바닥 나 당장 환자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게르베가 5월 말 리피오돌 수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합리적 가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이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는 것이 환연 측의 설명이다.

환연 측은 “당분간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상황으로 인해 국내 수입량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임상현장의 의료진으로 하여금 환자에 대한 리피오돌의 임상적 적용을 중요도에 따라 효율적, 제한적으로 해 줄 것을 당부하는 등 심평원과의 약가조정이 결렬되면 언제든지 공급 부족으로 환자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환연에 따르면 현재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은 5만2560원이다. 게르베는 이 가격의 5배에 해당하는 26만2800원으로 약값을 인상해 달라고 심평원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무리한 약값 인상 요구에는 최근 중국에서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을 약 30만 원으로 인상해 주었고, 중국의 ‘리피오돌’ 수요가 급증하는 배경도 있다.

지난 4월 23일 시민단체들이 게르베에 대해 간암 환자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보건복지부는 심평원과 게르베 간 협의를 통해 ‘리피오돌’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도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환연 관계자는 “게르베가 심평원을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약가조정 신청을 한 것 그 자체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게르베가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 상황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실 이같은 일은 처음 벌어진 것이 아니다. 2001년 고가의 약값을 받기 위해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공급 중단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고 다시 공급한 적이 있었다.

최근인 2017년에도 미국 의료기기사 고어가 독점 공급하는 치료재료의 가격을 인상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아 심장수술을 하는데 꼭 필요한 인조혈관의 국내 공급 사업부를 철수시킨 바 있다.

이후 노바티스와 고어 모두 이러한 의약품과 치료재료 공급 중단 조치 이후 기존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받았다.

환연 관계자는 “제약사의 의약품 독점권으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제실시, 병행수입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적, 입법적 조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연에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암시민연대, 대한건선협회,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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