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이오 뜨자 외자사 시설투자 줄이어
韓 바이오 뜨자 외자사 시설투자 줄이어
싱가포르 PBR사, 433억 투자 앱테론사 설립 추진 … 2022년까지 3850억 투자 계획 … ‘바이오 허브’ 송도, 머크 등 다국적 기업 유치
  • 안상준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6.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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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안상준 기자] 최근 싱가포르의 한 바이오연구소가 세종테크밸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투자를 신호탄으로 한동안 끊어졌던 외국계 제약·바이오 기업의 국내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바이오연구소 ‘프레스티지 바이오리서치(Prestige Bioresearch, PBR사)’는 최근 세종테크밸리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PBR사는 세종테크밸리 내 1만3000㎡ 부지에 향후 5년간 외국인 직접투자 4100만달러(한화 약 433억원)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제조하는 앱테론사(Abtheron)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PBR사는 싱가포르 정부가 투자한 연구기관으로 미국식품의약품안전국(FDA)과 OECD로부터 GLP(Good Laboratory Practice) 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 국제공동연구과제 등을 주로 수행하는 기업이다.

지난 2017년에는 국내 기업인 프레스티지 바이오제약의 바이오시밀러 공장 건설에도 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PBR사는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 인프라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투자기업인 앱테론사는 난치성 암 치료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제조·판매와 바이오의약품 품질시험업(CRO 사업)을 영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총 3850억원(시설비 등 1098억원, 운영비 등 275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종테크밸리에 바이오와 IT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어서, 향후 또 다른 외국계 제약·바이오 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관계자는 31일 본지와 통화에서 “세종테크밸리 내 싱가포르계 바이오기업 설립은 행복도시 최초의 외국기업 투자사례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정부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조만간 다른 바이오 기업도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원재 행복청장이 PBR사 에디쿠 대표(왼쪽)와 MOU를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송도 ‘글로벌 바이오허브’ 부상 … 외국계 바이오 기업에 ‘러브콜’

바이오허브로 부상 중인 송도에도 외국계 제약사의 시설 투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4·5·7공구와 연계해 11공구 내 약 99만㎡의 부지를 바이오허브로 확대할 방침이다.

송도에는 이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쏘시오그룹 등 국내 기업뿐 아니라 아지노모도, 존슨앤드존슨, GE헬스케어 등 바이오의약 분야의 글로벌 대표기업인들이 입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생산업체 독일 베터사의 한국지사도 송도에 자리를 잡았다.

머크도 2019년 4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송도 1만141㎡에 부지에 생산 인프라와 첨단 세포 배양용 미디어 제조 설비를 갖춘 ‘생명과학운영본부’를 설립할 계획이다.

경제청은 송도를 ‘글로벌 진출기업·인력의 성장을 지원하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허브’로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청의 계획대로 송도에 글로벌 바이오허브가 조성된다면 외국계 바이오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 송도 글로벌 바이오허브 조성 계획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4·5·7 공구와 연계해 11공구 내 약 99만㎡의 부지를 바이오허브로 조성할 예정이다.

생산 공장도 철수시켰던 외국계 제약사, 왜 돌아오나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제약사 40여곳 중 국내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곳은 한국얀센, 한국오츠카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외국계 제약사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으로 생산 공장을 옮겼다.

지난 2002년 한국노바티스를 시작으로 2005년에는 GSK, 한국릴리, 한국애보트가 국내 생산 공장을 철수했다. 이어 2006년 한국화이자, 2007년 한국로슈, 2008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MSD 등 다수 외국 제약사가 국내 공장 문을 닫았다.

이처럼 한국에서 시설투자를 포기했던 외국계 제약사들이 다시 돌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 의약품 산업을 견인하는 것은 바이오시밀러다. 대표적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오리지네이터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램시마’를 출시하며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문을 열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셀트리온의 뒤를 이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뿐 아니라 다른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K케미칼은 프리미엄 백신 중 하나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출시하며 그동안 MSD ‘조스타박스’가 독점해 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를 출시했다. 인보사는 연골세포에 재생 유전자를 삽입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동종세포 치료제다.

국내 제약업계는 글로벌 줄기세포치료제 시장도 주도하고 있다. 1999년 미국에서 시작된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제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전 세계 허가된 7개 제품 중 4개가 국내 제품일 정도로 한국은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의 글로벌 강자다.

“투자 유치 늘리려면 규제 완화 필요 … 외자사 시설 투자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효과 기대”

외국계 제약·바이오 기업의 국내 투자를 더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약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규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예측 가능한 제약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도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혁파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있는 외국계 제약사 대부분은 본사 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유통 대행사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돈은 한국에서 벌어가면서 투자는 꺼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며 “그러나 최근 한국이 바이오 의약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시설 투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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