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무너뜨리는 성인 아토피, 경증질환 아냐”
“삶 무너뜨리는 성인 아토피, 경증질환 아냐”
  •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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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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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수현 기자] “성인 중증 아토피는 말기 암환자들보다 자살 생각을 더 많이 할 정도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질병임으로 경증 질환이라는 낙인을 지우고 상급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세브란스 병원 박창욱 피부과 교수 발표 中)

25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성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의 심각성) 토론회’에서 박창욱 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흔히 아토피 하면 아동의 질병으로 잠시 앓고 회복되는 피부염이라고 생각되지만, 어떤 환자에게는 피부장벽이 무너져 그들이 생활이 무너지고, 삶 자체가 무너져 내리도록 만드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우리가 가장 중한 환자라고 생각하는 말기 암환자들 보다 자살 생각을 더 많이하고 삶의 질 또한 떨어지는 병”이라고 말했다.

▲ 아토피 환자의 무너진 삶에 대해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중증 아토피 환자들의 자살 시도 위험이 매우 높다“며 ”우리나라와 비슷한 인종특성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연구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교토의 우지타게다 병원에서 6748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3575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자살시도율이) 경증 아토피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2.5배, 중등도는 71.5배, 중증은 226.6배 더 높다”며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경증에 비해 90배 더 높다”고 설명했다.

▲ 세브란스병원 박창욱 피부과 교수

박 교수는 “201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분석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청소년 37%가 우울증상을 보이며, 21%가 자살생각을 하고, 8%는 자살 계획, 6%는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임에도 아토피는 경증질환으로 지정돼 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잃고 있다"며 “상급의료기관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아토피 환자들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들은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 방황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가장 손쉽게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테로이드를 습관적으로 과다하게 사용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런 환자들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면역억제제 등의 약을 사용하거나 집중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위한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며 ”중증 아토피 환자들이 편하게 상급 병원에서 진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하고 추가적인 상담수가 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영상을 통해 성인 아토피 환자의 사례도 발표됐다. 자신을 중증 아토피 환자라고 소개한 조재헌(32세)씨는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아왔으며, 커 갈수록 아토피가 심해졌고 아토피 후유증으로 실명까지 했다“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고 호소했다.

소비자권익포럼 조윤미 운영위원장은 “중증 아토피 환자에 대한 판단 기준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증 아토피에 대한 판단기준을 체계화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 위원장은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완화하기 위한 스트레스 완화요법을 보험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 우리나라 보험수가 체계와는 다르지만 치료 컨설팅이나 상담 등이 보험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중증 아토피로 명시한 질병분류코드 신설이 아토피는 경증질환이라는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정 과장은 “현재 질병분류코드가 중증도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토피를 경증질환으로 분류된 ‘기타 아토피피부염(L20.8)’이나 ‘상세불명의 아토피피부염(L20.9)’외 다른 코드를 부여하면 종합병원 이상에서도 환자 부담 증가 없이 진료가 가능하다”며 “건선의 경우 중증 건선을 별도 코드로 반영한 예도 있다. 다만 중증 아토피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토피 치료와 관련한 상담수가 신설 요구에 대해서는 “아토피 환자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섬세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또 시범사업이긴 하지만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토피 환자를 심층진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2017년 아토피 관련 통계를 보면 150만명이 건강보험을 통해 진료를 받았고 평균진료비는 3만원 정도로 의료비 발생 비용이 크지 않다”며 “진료비 100만원 이상 부담은 1400명 정도, 500만원 이상은 10명 내외로 산전특례를 통한 환자부담 경감 혜택을 보는 대상자가 적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재인 케어의 기본 방향은 보장성을 확대하고 비급여를 줄이는 것”이라며 “아토피의 경우도 실제 비급여로 진료비가 들어가는 항목을 줄이고 새로 개발되는 바이오의약품 중 효과가 입증된 것은 급여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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