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확실히 밀어주겠다” 제약산업 ‘황금기’ 올까
政 “확실히 밀어주겠다” 제약산업 ‘황금기’ 올까
청와대, 신약개발 지원 의지 표명… 복지부-과기부, 규제개혁 공론화 … 제약업계 ‘신중론’
  • 이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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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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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복잡한 정국에 후순위로 밀렸던 제약산업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성과보고집을 발간하고 그동안의 성과와 함께 7개 분야에서 15개 과제를 꼽았다.

이 중 건강 부문에서는 신약개발을 선정하고, 향후 10년 내 혁신 신약 후보물질 100개 이상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개발하는 기술도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호에 정부 부처들도 즉각 반응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난 9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출범 1년 성과 및 향후 추진 방향'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제약산업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실무 차원에서 공동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복지부의 특성상 적극적인 규제개혁 정책을 펴기 어려우므로 산업 지원 부처인 과기부와 손을 잡고 제약산업의 공공성을 유지하면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 장관은 “우리는 보건과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소극적인 게 사실이다. 그에 반해 기술이나 과학을 다루는 부처는 더 적극적으로 이 분야 규제를 개혁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제약산업 규제를 개혁하기 위한 공동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거티브한 인프라를 제거하는 것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예컨대 불필요한 규제가 있는지, 규제가 있다면 좀더 적극적으로 규제를 혁파해서 보건산업 분야가 산업으로 클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난 9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출범 1년 성과 및 향후 추진 방향'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제약산업 규제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정책지원 아끼지 않을 것” … 제약업계 기대감 ‘솔솔’

제약업계 내부에서는 기대 심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제약산업 지원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LG그룹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조성한 융·복합 연구개발(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화학은 2025년까지 신약 15개를 개발해 바이오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며 “정부도 혁신형 기술개발자금, 혁신 신약 창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여러분이 마음껏 연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신기술, 신제품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겠다”며 “우선 시범사업이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기술개발과 창업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급’으로 높은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는 데 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76.3%에 달한다.

▲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LG그룹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조성한 융·복합 연구개발(R&D) 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화학은 2025년까지 신약 15개를 개발해 바이오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바란다”며 “정부도 혁신형 기술개발자금, 혁신 신약 창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청와대>

“아직은 모른다” … 여전히 신중론 … 문케어 약가인하 우려도

그러나 제약업계 관계자 중 상당수는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정권마다 제약산업 육성을 외쳤지만, 피부로 느낄만한 변화가 없어 면역이 생긴 탓이다.

국내 A 제약사 관계자는 “그동안 정권마다 제약산업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지원책을 살펴보면 매년 단어나 토씨만 달라지고 바뀐 게 없다”며 “이번에도 그런 것 아닌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10년 안에 혁신 신약 후보물질 100개를 발굴하겠다는 것은 이미 작년에도 나왔던 얘기”라며 “혁신 신약은 세상에 없던 기전을 가진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을 말한다. 베스트인클래스도 아니고 퍼스트인클래스 신약후보 물질을 1년에 10개씩 발굴하겠단 얘기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C 제약사 관계자도 “정권마다 나왔던 이야기다. 혁신형제약기업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미풍에 그쳤다. 규제 개혁은 이미 예전부터 꾸준히 나오던 이슈”라며 “결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수출이나 R&D 이런 부분인데, 글로벌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정부가 지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잘 되면 좋겠지만, 그동안 정부가 보여준 것이 별로 없고, 이쪽에서 풀어줘도 약가 등 다른 쪽에서는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당근 주고 채찍질하는 격”이라며 “특히 의사들이 문케어에 크게 반발해 재정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약가인하 등으로 제약사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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