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백신, 남자도 맞아야”
“자궁경부암백신, 남자도 맞아야”
HIV, 자궁경부암외에 두경부암도 유발 … “남자도 12세부터 접종해야”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5.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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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여성에게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에 대한 백신을 남자도 맞아야 한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성 접촉을 통해 여성이 남성에게서 감염되는데 초점이 여성에게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HPV백신은 첫 성관계에 노출되기 전 접종이 권장된다. 정부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을 통해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HPV 예방백신을 무료 접종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HPV는 자궁경부 외 부위의 감염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외에도 구강·인후두·항문 등에 암을 유발하는데, 미국에서는 2020년에는 HPV로 인한 편도암 발생률이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현재 HPV 국가예방접종을 실시 중인 우리나라를 포함한 87개국 중 호주와 이탈리아 등 19개 국가는 남자아이에게도 무료로 접종한다. 여성에게 HPV를 전파하는 게 남자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남성 동성연애자들에게도 HPV 백신 접종이 결정됐다. 이번 정책은 시험적 프로그램에서 비용 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대학병원 내과 A교수는 “남성 동성연애자들에게서 콘딜로마 등의 전파가 빠르기 때문에 이들에게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하는 것이 국가적 차원으로 보면 낫다”며 “정부가 기존처럼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예방하기 위해 콘돔만 나눠줄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남자아이에게도 HPV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선진국들은 남아에게도 HPV 백신을 국가접종 대상으로 올려놓고 있다.

HIV로 전파되는 콘딜로마의 경우 5년 누적 유병자 수는 2003~2007년 1005명에서 2011~2015년 1876명으로 급증했다. 2007~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콘딜로마 진료환자로 등록된 34만4327명을 분석한 결과 콘딜로마에 감염된 국내 남성 환자가 연평균 11.6%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콘딜로마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여성증가율에 비해 3배 이상 높으며, 여성은 2011년 이후 환자 수가 감소세며, 2007년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시작된 HPV 백신 접종의 예방효과가 2011년부터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학병원 산부인과 B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성적 접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콘돔만 잘 쓰면 안 걸린다는 인식이 많다”며 “콘딜로마는 피부접촉으로 전달이 가능해 콘돔 등을 이용해도 예방할 수 없어 백신접종이 유일한 대안이며, 여성의 경우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도 HPV가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자궁경부암백신이라는 말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이 단어 때문에 여성만 맞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학회는 12세 미만 여성 청소년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을 남성 청소년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주장이다.

학회에 따르면 구인두암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이 걸리기 때문에 남성에 대한 HPV 백신 접종 필요성이 크지만 의무접종도 아닐뿐더러 인식 또한 낮다고 한다.

학회 관계자는 “구인두암 환자는 2007년 1005명에서 2015년 1876명으로 8년 사이 88%나 증가했다”며 “절대적인 숫자는 적지만 증가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학생도 12세가 되면 HPV 백신을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국은 이미 12세 이하 남아에게도 백신 접종을 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허가받은 HPV 백신은 MSD의 ‘가다실’과 GSK의 ‘서바릭스’ 두 종이며, 이 중 남성(9세 이상)에게도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은 가다실이다. 국내에서는 SK케미칼이 HPV 백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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