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각자도생 속 상생 분위기
국내 제약업계, 각자도생 속 상생 분위기
국내사간 공동 판매·마케팅 증가세 … ‘제미글로’ 공동판매 대표적 성공 사례 … 이익 맞아 떨어진 ‘WIN-WIN’ 전략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5.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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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제약산업 환경이 척박해지면서 각자도생 체제에 들어섰던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상생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공동 판매·마케팅 얘기다.

과거 공동 판매·마케팅은 주로 영업력이 풍부한 국내사와 제품력이 있는 다국적사 사이에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국내사들끼리도 서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합심하는 분위기다.

SK케미칼은 10일 대웅제약과 대상포진백신 ‘스카이조스터’에 대한 공동 마케팅 및 판매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이달부터 전국 병·의원에서 스카이조스터의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펼치게 된다.

대웅제약은 기존에 구축해 놓은 종합병원 및 일반 병·의원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접종자의 편의성 향상과 국내 대상포진백신 시장 확대에 일조할 방침이다.

SK케미칼은 대웅제약과 공동 판매·마케팅으로 다양한 접종처를 확보해 스카이조스터의 국내 시장점유율 5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SK케미칼 안재용 백신사업부문장(오른쪽)과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이 스카이조스터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J헬스케어는 지난달 동아에스티와 DPP-4 저해 기전 당뇨 치료제인 ‘슈가논정’(에보글립틴)과 ‘슈가메트서방정’(에보글립틴+메트포르민)의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달부터 종합병원, 의원 등에서 공동 영업·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통은 CJ헬스케어가 전담한다.

CJ헬스케어는 당뇨 치료제 시장에서 축적해온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슈가논과 슈가메트를 시장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영진약품은 올해 초 보령제약과 불안장애 치료제 ‘보령부스파정’(부스피론)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영진약품은 유통을 전담하고, 영업 및 마케팅은 모든 병·의원에서 양사가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대웅제약과 골관절염 치료제 ‘아셀렉스’의 공동 판매 계약을, 삼일제약은 휴젤과 보툴리눔톡신 제제 ‘보툴렉스’ 공동 판매 계약을, 광동제약은 동아ST와 비만치료제 ‘콘트라브’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제약사들 사이의 협력 사례가 많이 늘고 있다.

국산 신약·개량신약 늘면서 국내사간 공동판매 ↑ … ‘제미글로’ 공동판매 대표적 성공 사례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공동 판매·마케팅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불과 몇 년이 채 되지 않았다. 수년 전만 해도 공동 판매나 마케팅은 국내사와 다국적사 사이에서 주로 이뤄졌다. 제네릭을 주로 판매하던 국내사들 사이의 공동 판매·마케팅은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이나 개량신약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도 정작 영업력이 부족해 실적이 부진했던 회사들은 영업력이 강한 회사와 손을 잡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제품을 가진 회사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력까지 확보할 수 있고, 공동판매를 맡게 된 회사는 제품군을 늘리고 외형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국내사들 사이에서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평가된다.

LG화학(구 LG생명과학)과 대웅제약의 ‘제미글로’ 공동판매가 대표적인 사례다.

LG화학은 지난 2012년 12월 국내 최초로 DPP-4 억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제미글로’(제미글립틴)을 출시했다. 현재 DPP-4 억제제 시장 규모가 46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한 선점 효과를 누렸을 것처럼 생각되지만, 제미글로의 당시 매출은 기대 이하였다.

제미글로는 발매 첫해인 2013년 원외처방액이 54억원에 불과했다. LG생명과학이 제미글로에 ‘메트포르민’ 성분을 더한 제미메트를 지원군으로 내세웠지만 이들 제품의 원외처방액은 2015년까지 200억원대에 그쳤다. 당시 LG화학은 ‘잘 만들고도 못 파는 회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 했다.

그러나 LG화학이 지난 2016년 1월 대웅제약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미글로의 매출은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시작하자마자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더니 2016년 전체 원외처방액이 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73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현재 1000억원 고지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 사이의 이익이 맞아떨어지면서 공동 판매·마케팅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며 “국산 신약이나 개량신약, 도입 신약이 많아질수록 이런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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