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동근 기자] 대한의원협회는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혈액응고검사인 프로트롬빈 시간 검사(PT 검사)에 대해 보관시간을 문제 삼아 위탁검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심평원은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 제2조에 ‘검체채취에서 검사까지 장시간이 소요될 경우 검사결과가 부정확해질 수 있는 검사는 위탁대상에서 제외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위탁 제외대상에 PT 검사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주로 검체검사를 외부 검사업체에 위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와파린을 투여받는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고, 수술을 하는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수술전 검사로 PT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평원이 PT 위탁검사를 전부 삭감하기 때문에 아예 검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상급병원으로 다시 전원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의원협회측의 주장이다.
의원협회는 이와 관련 임상검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임상검사표준연구소는 혈액응고 검사를 위한 혈액검체의 수집, 운반, 처리과정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 중 2003년도에 발간한 제4판에서는 원심분리 여부와 상관없이 검체를 보관한 튜브가 개봉되지 않고 18~24°C 환경에 보관하는 경우 검체채취 후 24시간 이내에 검사할 것을 권고했다고 지적했다.
즉, 검체를 18°C에서 24°C 이내에 보관하면 채혈 후 24시간까지는 PT 검사 수치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또 Y. ZHAO 등이 2013년 국제실험혈액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는 PT 검사의 경우 상온 또는 4°C 환경에서 24시간까지 보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으며, Limin Feng 등 역시 2014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한 연구논문에서 PT 검사의 경우 4°C와 25°C 모두에서 24시간까지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7년 영국혈액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은 검체채취 후 3일까지도 PT 검사 수치에 임상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검체채취 후 8시간 동안만 관찰한 국내연구에서도 8시간의 검사지연이 PT 검사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검체보관의 한계를 6시간으로 보고한 논문도 일부 있지만, CLSI 가이드라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논문에서는 검체채취 후 24시간 이내에 검사하면 PT 검사에 임상적으로 유의할 정도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는 것이 의원협회측의 지적이다.
의원협회는 “PT 검사장비를 갖추지 못해 검사를 위탁해야 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검체채취 후 24시간 이내에 검사업체가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검체채취에서 검사까지 장시간이 소요되어 검사결과가 부정확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PT 검사를 위탁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심평원 규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협회 관계자는 “심평원이 PT 위탁검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의원에서는 검사를 시행하지 않거나 아니면 다시 상급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검체검사 위탁에 관한 기준에서 PT 검사항목의 위탁을 제외시킨 조항을 조속히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공개요청서를 심평원에 발송하여 PT 위탁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