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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개량신약 R&D, 신약 개발 첫걸음”[창간기획-韓 제약 R&D 현주소⑥] 한국제약산업연구회 최중열 회장 인터뷰 … “신약 정보 공개 확대 필요 … 신약 개발해도 약가 문제 남아 … 제네릭도 하나의 비즈니스 돼야 … 정부 지원 절실”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3.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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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 산업이 큰 변화기를 맞고 있다. 시장 환경과 정책 변화 속에서 제약업계는 고부가가치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분위기다.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수 제약사가 제네릭 위주 사업 구조를 탈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요층은 한정돼 있는데 제약사는 많아졌다. 약가는 인하되고 마케팅은 과거보다 위축됐다. 제네릭만 가지고는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얘기다. R&D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제 R&D는 제약사들이 앞으로 다가올 제약 산업 지각변동을 대비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척도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생존의 문제라고도 말한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국내 제약업계 R&D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현직 연구자들의 입을 통해 국내 제약 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 걸음마 뗀 국내 제약 R&D … 아직 갈 길 멀다
② ‘비상’ 걸린 내수시장 … R&D, 선택 아닌 숙명
③ 상위사가 키운 R&D 불꽃, 중소사로 번졌다
④ “R&D 중심에는 환자가 있다”
⑤ “R&D, 제약사 의지가 가장 중요”
⑥ “제네릭·개량신약 R&D, 신약 개발 첫걸음”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제약사 실무자들이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해 모여 단체를 만들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한국제약산업연구회다. 제약 산업을 미래의 확실한 핵심 산업으로 성장시키고 정책 개발 및 제안과 전문 인재양성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 이 단체의 목표다. 본지는 한국제약산업연구회 최중열 회장을 만나 국내 제약 R&D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어봤다. 참고로 최 회장은 한미약품에서 개발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현대약품 중앙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 한국제약산업연구회 최중열 회장

-. 시장에서는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각 제약사마다 R&D 여건이 다르다.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이 적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R&D는 회사들이 앞으로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다. 그러나 모든 회사가 지금 신약을 해야 하느냐를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약 개발은 경험 축적의 문제다. 신약은 노하우가 중요하다. 업계가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약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전파될 필요가 있다. 노하우가 많이 공개될수록 신약 개발을 준비하고 있거나 진행하고 있는 회사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이득이다.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FDA가 신약 리뷰 자료를 광범위하게 공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식약처도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신약 개발사 입장에서는 노하우를 너무 많이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보는 회사들은 자사가 개발하는 약에 타사의 노하우를 접목해 다른 적응증이나 또 다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정보 공개 범위 차이가 큰가.

“많이 난다. FDA는 회사에서 임상했던 모든 자료에 관련된 부분까지 공개가 된다. 임상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결론이 어떤지, 시험조건을 어떻게 설정했는지, 통계 분석을 어떻게 했는지, 어떤 효능·효과로 가는지 등까지 공개된다. 관련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은 이것만 봐도 충분히 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리스트는 공개가 된다. 어떤 임상을 했는지 공개는 하는데 제목만 공개된다. 중요한 부분은 요약까지 공개되기는 한다. 그러나 결국 원개발사의 정보공개 범위를 공문으로 보내서 확인을 받고 공개한다. 식약처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한국도 이제 ICH 가입국이다. FDA나 EMA 등 선진국처럼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근 세계 각국이 약가 지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가 정책을 펼치는 국가가 늘고 있고, 제네릭 개발이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제네릭 분야에서 R&D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제네릭 R&D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모든 제약사가 결국 신약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가가치가 워낙 크다. 그러나 신약이나 개량신약을 개발할 여건이 되는 큰 회사들과 달리 많은 중소 제약사들은 제네릭을 개발하고 있다. 신약과 개량신약도 중요하지만 제네릭도 하나의 비즈니스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

대부분 회사가 무작정 신약을 하기는 어렵다.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제네릭으로 노하우를 쌓고 제제에 관련된 연구를 한 뒤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시설과 우수한 인력에 투자해야 하고 정부는 제약사 지원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 제네릭은 국내에서 이미 포화상태고 개량신약도 경쟁자가 많아 개발하더라도 시장을 뚫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국내 시장만을 보고 하면 어렵다. 많은 회사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을 개발한 뒤 어떻게 수출을 할 것이냐라는 부분이다. 그런데 외국마다 등록 요건이 다 다르다. 식약처가 리뷰한 자료들이 해외에서도 어느 정도 적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것은 개별 회사가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정부가 국가간 MOU 등으로 지원을 해주면 수출 여지가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신약과 개량신약은 그래도 요건이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제네릭이다. 국내 허가 자료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면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다.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 제약사들의 규모가 커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신약이 없는 상황에서 돈을 벌려면 제네릭이 됐던 개량신약이 됐던 제품을 팔아서 수익을 남겨야 한다. 그런데 정부 지원은 신약에만 너무 집중돼 있다. 제네릭 지원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업계와 정부가 같이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다.

개량신약이나 제네릭을 개발해 해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회사의 매출이나 국내 허가기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제약산업연구회 최중열 회장

-. 국내 제약사들이 R&D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부나 업계에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약을 개발할 때 시장의 규모가 중요하지만, 희귀질환 관련 분야와 고령화 인구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치매, 파킨슨, 알츠하이머 등의 질환은 원인도 잘 모르고 적절한 치료 약물도 없다. 그러나 신약을 만들기는 어려운 점이 많은 분야다. 환자에 관련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어렵다.

문재인 정부 내에서는 이런 부분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고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밑에 부서들은 조율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여러 가지 얘기가 들리는데 정확한 실체는 없다. 국가에서 치매 관련 복합제나 신약을 정부 과제로 선정해 연구를 돕는다고 하는데 신청하는 회사가 없다고 한다. 회사들은 이런 게 있는지 모르고 있다고 한다. 홍보가 제대로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치매나 희귀질환 등은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다. 이 질환은 당사자뿐 아니라 그 주변, 가족들, 케어하는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국가적으로 손해가 큰 부분이다. 국가가 지원 사업을 명확하게 추진했으면 한다. 막상 회사가 치매나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 R&D에 트렌드가 있는가. 있다면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가.

“이 부분은 회사의 전략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R&D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회사는 여러 영역을 할 것이다. 또 다양한 파이프라인 중에서 내수용과 글로벌용을 나누고 글로벌로 가려는 제품은 시장 규모가 큰 쪽을 목표로 할 것이다. 이런 부분을 따져서 결정하는 부분이라 회사마다 다를 것이다.

큰 회사들은 큰 시장을 중심으로 가려 하겠지만, 중견이나 규모가 작은 회사는 자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도전할 것이다. 큰 회사들이 놓치는 영역에 집중해야 승부가 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역량이 부족한 회사들은 개량신약을 개발해서 국내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서 갈 수도 있다. 회사마다 다르고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 R&D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약가다. 우리나라는 의약품이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다. 총액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신약을 개발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약가를 적절하게 받기가 쉽지 않다. 신약은 개발 과정에 돈이 많이 드는데 약가가 낮으면 투자비용 회수가 어렵다.

신약을 개발해 수익을 남기고 신약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약가가 낮아 선순환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신약을 만들어도 국내에서 먼저 약가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개발을 다 완료하지 않고 중간에 글로벌 제약사에 판권이나 기술을 넘기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한국제약산업연구회의 회장으로서 국내 제약업계의 R&D가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앞서 얘기했듯이 신약 개발 노하우를 실질적으로 공유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뿐 아니라 정부 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

앞으로 국내 시장만 생각해서는 제약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신약을 개발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가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각 제약사는 자사에 맞는 목표를 설정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되 회사 사정에 맞춰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신약 개발사로 가는 과정에서 역량이나 상황이 다른 다양한 회사들이 함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찾았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식약처 등 정부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순호 기자  admin@hk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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