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美 진출 방해 의혹 앨러간, 집단소송 155억원 합의
메디톡스 美 진출 방해 의혹 앨러간, 집단소송 155억원 합의
원고 측 “높은 보톡스 가격에 따른 손해 보상으로 지급 계획” … ‘이노톡스’ 상용화 두고 업계 ‘반신반의’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3.06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국내 기업인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혐의로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치르던 앨러간이 100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고 측과 합의하기로 했다.

로우360(LAW360) 등 다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앨러간은 최근 집단 소송을 제기한 의사들에게 총 1435만달러(한화 약 155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의사들은 앨러간에 제기한 반독점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소송을 취하할 계획이다.

원고 측은 “합의 도달은 공정했다”며 “(합의금은) 앨러간의 보톡스 구매에 따라 계속되는 과다 청구로 손해를 입은 집단소송 당사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형식은 합의금이지만 앨러간이 저렴한 이노톡스의 미국 시장 진입을 고의로 막아 높은 가격의 보톡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의사들에 대한 손해 배상 격이라는 얘기로 풀이된다.

▲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국내 기업인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고의로 방해했다는 혐의로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치르던 앨러간이 100억원이 넘는 합의금을 지급하고 원고 측과 합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 시장에서 앨러간의 보톡스 관련 반독점법 위반 이슈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다만 국산 제품인 이노톡스의 상용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자사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 제제 이노톡스를 앨러간에 기술 수출했다. 그러나 앨러간은 기술 수출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노톡스’의 임상시험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실제 앨러간은 지난 2016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시험계획(IND)을 미국 FDA에 제출하고 지난해 초 임상3상 실험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해당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후 열린 여러 번의 컨퍼런스콜에서 앨러간 측은 이노톡스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메디톡스 측은 이노톡스 생산 공장인 제2공장의 검증을 받느라 임상시험이 지연됐으나, 지난해까지 GMP와 공정도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다수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노톡스의 미국 임상시험을 위한) 모든 준비가 작년에 끝났다”며 “올해 임상용 시제품을 만들어서 엘러간이 올해부터 3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현호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노톡스 임상 시험 가시화를 얘기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지난해에도 모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올해 중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한다. 현재 임상 약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FDA에 IND를 신청한 후 하반기에 피험자를 모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어떨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이번 합의로 미국 시장에서 앨러간의 보톡스 관련 반독점법 위반 이슈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다만 국산 제품인 이노톡스의 상용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번 집단소송은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보톡스의 높은 가격에 불만을 품은 한 치과의사가 소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구강외과 의사인 아델 토필리스(Adel Tawfilis)는 “앨러간이 보톡스보다 가격이 낮은 한국 메디톡스 제품의 판권을 사들여 미국 진출을 막고, 시장 내에서 독점적 위치를 유지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정도다. 이 중 미국 시장이 1조5000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시장 규모(약 1000억원)의 15배에 이른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이지만, 엘러간의 보톡스가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런 독점구조로 인해 현지에서는 보톡스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경쟁 제품이 없는 만큼 엘러간이 보톡스 약가를 높게 책정하고 있어서다.

실제 아델 토필리스가 소를 제기한 이후 다른 외과의사인 하메드 A. 토히디안(Hamid A. Towhidian)이 소송에 참여하는 등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해당 소송은 집단소송으로 번졌다.

앨러간 측은 “메디톡스는 잠재적 경쟁자가 아니었다”며 “계약 당시 메디톡스 측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원고 측은 “메디톡스는 FDA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된 두 번째 제조공장에서 특허 출원 및 건설을 시작하는 등 앨러간과 계약 이전에 미국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중요한 점은 계약 체결 시점에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경쟁할 수 있는지가 아니다. 메디톡스가 그렇게 할 의도와 준비를 하고 있는지다”라고 재반박했다.

앨러간과 이들 의사는 수년 동안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인 뒤 합의를 선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