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뗀 국내 제약 R&D … 아직 갈 길 멀다
걸음마 뗀 국내 제약 R&D … 아직 갈 길 멀다
[창간기획-韓 제약 R&D 현주소①] 일괄약가인하 이후 투자 급증 … 다국적 제약사와는 차이 커
  • 이순호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3.0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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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약 산업이 큰 변화기를 맞고 있다. 시장 환경과 정책 변화 속에서 제약업계는 고부가가치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분위기다.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수 제약사가 제네릭 위주 사업 구조를 탈피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요층은 한정돼 있는데 제약사는 많아졌다. 약가는 인하되고 마케팅은 과거보다 위축됐다. 제네릭만 가지고는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얘기다. R&D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제 R&D는 제약사들이 앞으로 다가올 제약 산업 지각변동을 대비하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척도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생존의 문제라고도 말한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국내 제약업계 R&D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현직 연구자들의 입을 통해 국내 제약 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 걸음마 뗀 국내 제약 R&D … 아직 갈 길 멀다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R&D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R&D 투자 비중이 다른 산업군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제약업계는 2012년 4월 정부의 일괄 약가 인하를 계기로 제네릭 내수 시장을 탈피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국내 상장 제약사 59곳의 R&D 투자비용을 분석한 결과 8036억원이던 이들 기업의 R&D 투자 비용은 2016년 1조2137억원으로 1.5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R&D 투자비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2년 8036억원, 2013년 8809억원, 2014년 1조590억원, 2015년 1조2179억원, 2016년 1조2137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의 R&D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시점은 2014년부터다. 지난 2014년 이들 제약사의 R&D 비용은 전년 대비 17%나 증가했으며,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빅딜’을 따내면서 소위 ‘R&D 붐’이 일어난 2015년에도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2016년에는 R&D 투자비용이 0.3% 줄어들었지만 이는 일부 상위 제약사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로 수치가 작게 취합됐기 때문이다.

▲ 국내 제약업계의 R&D 투자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제는 R&D 투자 비중이 다른 산업군보다 월등히 앞서고 있다.

단순히 투자 금액만 늘어난 것이 아니고 매출액에서 R&D 투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7.5%에서 2015년 8.5%로 증가했다. 2016년에는 7.8%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R&D 투자비용은 4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으나, 매출액이 무려 1조3000억원이나 늘어난 탓이다.

이 같은 R&D 투자 비중은 전체 산업군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5년도 연구개발 활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산업의 연구개발비중은 전체 32개 산업군 가운데 상위 5대 산업군에 해당한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상장 제약사 59곳의 연도별 연구개발비
▲ 상장 제약사 59곳의 연도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R&D 투자 비중은 글로벌 제약사에 근접 … 절대 금액 차이 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업계의 신약 연구개발 비용은 2015년 1498억달러(한화 160조5107억원)에서 연평균 2.8% 증가해 오는 2022년 1820억달러(한화 195조1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 노바티스,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GSK, BMS,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9곳의 R&D 투자비용만 612억달러(한화 약 63조원)에 달한다. BMS, 셀진, 존슨앤존슨 등의 다국적 제약사는 지난해 R&D 투자비용을 10억달러(한화 1조715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글로벌 제약사 9곳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평균 19.2% 정도다. BMS가 매출액의 30%를 R&D 비용으로 투자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서 일라이릴리 24.3%, 아스트라제네카가 23.6%로 뒤를 이었다. R&D 투자 비중이 가장 낮은 존슨앤존슨도 매출액의 12.3%를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 가운데 일부 상위 제약사와 R&D에 힘쓰는 제약사들의 경우, R&D 투자 비중은 다국적 제약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절대 금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R&D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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