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항암제에도 살아남는 암 줄기세포의 생존 원리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항암제 조합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연세대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정재호 교수팀(박기청 교수)은 27일, 암 줄기세포가 갖는 항암제 저항성의 핵심 원인은 세포 내 칼슘이온의 수송과 저장에 관여하는 단백질 ‘SERCA’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은 SERCA의 기능저해제인 ‘탑시가르긴’을 기존 항암효과가 확인된 2DG(2-deoxyglucose)·메포민과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암 줄기세포에 대한 항암효과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동물 실험 결과 평균 200mm3였던 암 줄기세포 종양들은 2DG와 메포민만 투여했을 때는 20일 뒤 525.67mm3, 30일 뒤 1082.44mm3, 40일 뒤 2963mm3로 커졌지만 탑시가르긴을 함께 투여하자 20일 후 372.67mm3, 30일 후 489.67mm3, 40일 후 520.11mm3로 성장이 억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 암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유발되면서 죽음에 이른다. 스트레스 발생에 따라 소포체에서 과다 분비된 칼슘이온이 미토콘드리아에 쌓이면서 세포 자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 투여 시 과도한 칼슘이온 분비를 줄이고, 동시에 과도하게 분비된 칼슘이온을 다시 소포체로 되돌려 넣을 수 있는 단백질 SERCA의 수는 늘려 칼슘이온 농도를 조절해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로 암이 진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스트레스와 항암제와 같은 인위적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원리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가능해졌고 악성 암 줄기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실험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생존 관련 메커니즘을 더욱 상세히 규명해 암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실시하고 있는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암연구학회에서 발행하는 ‘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에 최근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