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국가검진 비용효과 확인 … 정부 ‘우물쭈물’ 말라”
“C형간염 국가검진 비용효과 확인 … 정부 ‘우물쭈물’ 말라”
  • 권현 기자
  • 승인 2018.02.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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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만으로 C형 간염 퇴치 어려워 … 개인·사회 비용부담도 증가 … C형 간염 검진 통해 초기 진화해야”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C형간염 항체 검진에 대한 비용효과성은 입증됐다. 보건당국은 도입 결정에 우물쭈물하지 마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도영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비용 효과성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의료계는 몇 년 전부터 완치율이 90% 이상인 C형간염 치료제가 등장하자 “C형간염 박멸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C형간염의 특징으로 인해 진단이 어려워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C형간염 검진을 국가건강검진에 편입해 질병이 진행되기 전 진단과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C형간염 검진에 대한 국가검진의 비용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유병률 5% 이상인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적당하지 않다”며 반박해 의료계와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

“GDP 대비 비용효과성 확인”

김도영 교수는 40대, 50대, 60대 인구를 대상으로 각각 C형간염 1회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에 합당한 C형간염 DAA(direct-acting Antiviral Agent) 치료를 하는 경우와 선별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를 비교한 비용효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40대, 50대, 60대 인구를 선별할 경우 각각 비용효과증가비(ICER)는 질보정수명(QALY) 당 5714~8889달러(약 840만원~1589만원)로 국내의 일반적 지불의사금액 한계치를 국민총생산(GDP) 2만7512달러로 가정했을 때 비용효과적으로 나타났다.

▲ C형 간염 1회 선별 검사 및 치료의 비용 효과 분석 <출처:kim DY, et al. PLoS One 2017;12:e0167770.>

“치료제 좋아도 검진 없인 C형간염 퇴치 어려워”

C형간염 항체 검사를 C형간염 치료제와 예방 캠페인, 치료율 향상과 조합하면 C형간염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최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C형간염 항체 검사와 C형간염 치료제, 예방 캠페인, 항체 검사로 찾은 환자에 대한 치료율 향상을 조합한 연구 결과, 오는 2030년 C형간염에 대한 총 감염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무리 좋은 약이 있어도 C형간염 검진이 없으면 간염을 퇴치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구약제와 예방 캠페인, 스크리닝, 치료율 향상이 C형 간염 퇴치에 미치는 영향 <출처:kim DY, et al. Presnted at APASL2016.>

한국인 10명 중 9명 “C형간염 검사 경험 無“

김 교수에 따르면 2002~2008년 사이 한국인 1만8636명을 대상으로 한 C형간염 인지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B형 간염 환자 904명 중 74.2%는 감염여부를 알고 있었다. 반면 C형간염 환자 146명 중 34.9%만이 감염 여부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2015년 대한간학회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한국인 3000명 중 89.6%가 ‘C형간염 검사를 한 적 없다’고 답했다.

“개인·사회 비용부담 증가 … C형 간염 검진 통해 초기 진화해야”

김 교수는 C형간염 질환의 진행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의 비용부담 증가를 설명하며 C형간염 검진에 대한 국민건강검진 편입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7개 종합병원의 환자 1명 당 평균 한 달 치료비용(비급여·급여포함)을 조사한 결과, 만성간염에 대한 환자 부담비는 183달러, 간경변·간경화는 252달러, 비대상 간경변은 1020달러, 간암은 1375달러로 집계됐다”며 “질환이 진행되면서 개인과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C형간염 검사를 통해 초기에 질환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C형간염 검사에 대한 국가건강검진 도입의 필요성은 우리나라가 국가검진 체계가 없다고 했으면 주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은 생애주기전환기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 C형간염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당국은 단지 돈이 좀 든다는 이유로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데, 돈이 드는 만큼 효과가 확실하게 있다면 도입해야 할 것”이라며 “C형간염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회가 지불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C형간염 치료제가 비급여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현재 급여화 조건을 갖췄다. 여기에 국가건강검진을 도입하면 오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박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의응답.

▲ 김 교수는 “보건당국은 또 한 번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C형 간염 국가검진 도입에 우물쭈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지난 토론회에서 질본 관계자가 ‘C형간염 비용효과성 연구를 보고 기존 국가검진에 포함된 간기능 검사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는 포함됐나?

“간기능검사와 초음파검사도 들어있다. 사실 간접비용은 정량해서 추산하는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외국의 데이터에도 들어있지 않다.”

-. 국가검진위원회에서 이 연구를 토대로 비용효과성 검토를 잘 할까?

“국가검진위원회에는 C형간염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다고 들었다. 사실상 비전문가들이 회의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C형간염에 대한 국가건강검진 도입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시범사업 결과가 나왔다.

“시범사업에서 보려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순히 유병률을 조사하려고 했던 건지 어떤 것을 보고 정책에 반영하려는지 대한 얘기가 없다.”

-. 유병률 5% 이상 조건에 대한 완화 또는 수정이 필요한가?

“간암, 대장암, 폐암 등 암도 유병률이 5% 되지 않는다. 암 이외에도 유병률 5%를 넘는 만성질환은 거의 없다. 5% 이상을 고집하는 것은 실제로 어떤 검사를 포함하지 않으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C형간염 유병률 5% 이상은 세계적으로 이집트와 몽골밖에 없다.

C형간염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은 비용효과성과 유병률 등의 근거도 중요하지만, 여론을 바탕으로 한 정책적 결정이 중요한 것 같다. 보건당국이 도입 결정을 못 하고 있는데, 또 한 번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보건당국이 우물쭈물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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