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추무진 회장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포기”
한숨 돌린 추무진 회장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포기”
의학회 대의원 대거 불참 ‘기사회생’ …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진행 안 할 것”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2.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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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두 번째 탄핵을 모면하며 남은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공을 들인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추진은 물거품이 된 모양새다.

탄핵에서 살아남은 추 회장이 앞으로 2달여 남은 임기 동안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그리고 탄핵 부결이 의협 회장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부결된 추무진 회장 불신임안, 재적 대의원 232명 중 125명이 출석해 정족수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

한숨 돌린 추 회장, 정족수 미달 이유는 의학회 대거 불참

의협 대의원회가 10일 개최한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상정한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232명 중 125명이 참석, 정족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해 상정도 못해보고 폐기됐다.

보통 임시총회에 출석하는 대의원은 16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출석한 대의원은 125명으로 불신임안 상정 조건인 대의원 155명 이상에 훨씬 못 미쳤다.

임시총회가 열리기 전 일각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대의원 출석률이 저조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실제 불신임안 상정의 변수는 40여명에 이르는 의학회 대의원들의 대거 불참에 있었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불신임안 상정 조건이 성립되지 않자, 나오지 않은 대의원을 기다리거나 연락해서 나오게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경상남도 대의원 최상림 대의원은 “임시총회가 열리기 전 특정 직역 단체와 개인적인 이해관계로 친(親) 추 회장계에 있는 대의원들이 불참한다는 믿기 힘든 흉흉한 소문이 들렸다”며 “이 소문이 임시총회에 출석한 대의원 숫자로 볼 때 소문이라고만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전라남도 대의원 김문수 회원은 “두 번째 불신임안이 나왔는데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파투가 날 지경에 이르렀다”며 “정족수 20여명이 부족한 것 같은데, 20명이 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대의원은 “30분 안에 올 수 있는 대의원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하자”고 소리치며 “전국에서 올라온 대의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두 번째 불신임안이 올라왔는데 성사되지 않으면 대의원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부회장은 “특정 단체 대의원들이 고의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임시총회에 불참할 경우 대의원 수 제한 등 불이익을 줘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 추 회장 불신임안 상정 반대와 찬성을 주장하고 있는 의협 회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휴짓조각’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 “추 회장, 사퇴할 거냐!”

의료전단체계 개편안 논의는 대한병원협회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험난해 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임시총회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에 대한 투표결과, 부결돼 이제는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추 회장 불신임안 상정 여부에 앞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에 대한 표결은 출석 대의원 130명 중 반대 120표, 찬성 6표, 기권 4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대의원들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가 부결된 이후, 잇따라 추 회장에게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추진에 고집을 부린 이유를 물으면서 회장직을 사퇴하라고 추궁했다.

대의원들의 이같은 추궁은 불신임안 상정 여부와 상관없이 추 회장이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추진으로 의료계의 분열을 조장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의미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가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추 회장이 다시 이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깔린 데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추 회장은 “의료전달체계는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의원들의 반대 의견을 앞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논의에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대의원 A씨는 “추 회장은 중립적인 대답을 하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추진을 절박하게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쏘아붙였다.

경상남도 대의원 최상림 회원은 “표결 결과 의료전달체계는 논의 가치가 없다는 결론이 났다”며 “추 회장의 말에는 아직도 의료전달체계 추진 의지가 있는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이에 추 회장은 “대의원이 정한 정관을 준수하는 게 회장의 기본적인 의무”라며 “집행부는 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대의원이 결정한 내용(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에 대해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논의는 잠정적으로 폐기될 것임을 시사했다.

▲ 의협 추무진 회장

‘기사회생’ 추 회장, 의협 선거 변수로 작용할까?

임시총회 전 의료계 내부에서는 “추 회장의 탄핵 여부는 전체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참석하면 가능성이 높다”며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 형성됐고 경기도의사회 회장 선거 결과, 반(反) 추무진 인사인 의협 비대위 이동욱 총괄사무총장이 당선되면서 비대위에 힘이 쏠린 것 아니냐”며 불신임안 통과를 낙관했다.

하지만 의학회 대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상정되기도 전에 폐기됐다. 이 같은 변수는 앞으로 의협 회장 선거에서도 다분히 발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이번 추 회장 불신임안 상정이 경기도의사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오히려 의학회가 불신암안의 열쇠를 갖고 있었다”며 “의협 회장 선거는 자신의 역량뿐 아니라 후보마다 상대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리무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 회장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과 관련해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불신임안은 추 회장에 대한 선거 출마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불출마 선언을 뒤집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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