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하는 임시대의원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방의사회 회장 선거 결과가 불신임안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10일 오후 5시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회장 불신임의 건 ▲의료전달체계 개편 권고문 관련 보고 및 입장 정리의 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추 회장은 지난해 9월 불신임안이 부결돼 기사회생했지만,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 합의를 강행한 여파로 또다시 불신임안이 상정돼 두 달여 남은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여기에 최근 지방의사회 선거에서 집행부에 반하는 회장들이 당선돼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경기도의사회 회장 당선, 탄핵 ‘촉매제’ 될까?
이동욱 의협 비대위 총괄사무총장은 지난 7일 제34대 경기도의사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 회장은 총 2264표 중 1368표(60.42%)를 얻어 현병기 후보(894표. 39.49%)를 약 20%p 차로 따돌렸다.
이 회장이 의협 내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인 현병기 후보를 제치고 당선된 것에 일각에서는 “경기도 회원들이 집행부보다 비대위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의 당선이 추 회장 불신임안 상정에 변수로 작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반(反) 추무진 회장 인사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즉, 집행부에 대해 돌아선 민심이 대의원들에게도 반영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이 회장이 당선된 이유 중 하나는 의협 비대위 활동을 통해 문재인 케어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회원들에게 어필이 된 것 같다”며 “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상정을 앞둔 대의원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지난달 대전시의사회에서도 개혁적인 인물인 김영일 원장이 회장으로 당선됐다”며 “지방의사회 선거결과가 주는 메시지가 지역 회원뿐 아니라 대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의원 3/2 출석, 탄핵 가능성 높을 것”
탄핵 여부는 전체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참석하는 선에서 갈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 C씨는 “전반적으로 의료계 내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등 정부 정책에 미온적으로 대응한 집행부에 대한 반감이 형성된 것 같다”며 “비대위에 힘이 쏠린 상황에서 임시총회에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면 탄핵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예측했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서울과 경기도 대의원들의 출석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의료계 관계자 D씨는 “경기도의사회 투표결과는 의사 민심이 의료계 단체 대표가 말하는 것과 판이한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며 “대의원들이 이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담아내느냐와, 서울과 경기도 대의원들이 얼마나 참석할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통과 조건은 재적 대의원 232명 가운데 3분의 2인 155명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대의원 3분의 2인 104명이 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