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인슐린이 경구혈당강하제보다 2형 당뇨병 초기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눈길을 끈다.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우정택(연구책임자), 전숙, 이상열 교수팀은 국내 8개 대학병원과 다기관 무작위 임상연구를 통해 2형 당뇨병 진단 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인슐린 치료가 경구혈당강하제 치료보다 월등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2형 당뇨병 최초 진단 중등도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50명에게는 인슐린 집중 치료를, 47명에게는 복합경구 약제를 각각 3개월 이내로 사용, 혈당을 정상범위로 조절한 후 치료를 중단하고 2년 동안 관찰했다.
연구 관찰결과, 약물치료 없이 당화혈색소 7% 미만으로 조절이 잘 되는 환자의 비율은 인슐린 집중 치료군에서 53.3%, 복합경구 약제 치료군에서는 18.8%로 나타났다. 인슐린 집중 치료군에서는 인슐린 분비능력이 현저히 향상되고 장기간 유지되는 효과도 관찰됐다.
제2형 당뇨병 초기 치료는 일반적으로 경구혈당강하제를 사용한다. 단계적으로 약의 용량이나 약제를 증량하고, 약으로도 조절이 안 되면 인슐린 치료를 진행한다. 당뇨병 진료지침에 따라 혈당 조절이 심하게 되지 않는 당뇨 환자에게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를 권하고 있지만, 실제 인슐린에 대한 거부감으로 대부분 경구혈당강하제로 치료를 시작하고 있다.
중등도 이상으로 혈당 조절이 불량한 당뇨 환자 또한, 집중 인슐린 치료법을 초기치료로 시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우정택 교수는 “진단 초기 단기간에 이뤄지는 집중적인 인슐린 치료가 질환의 진행 경과를 변화시키는 치료법의 하나로 가능성을 입증한 연구”라며 “집중 인슐린 치료법이 향후 당뇨병 치료 지침 내 초기 치료법으로 권고되는 데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외래진료를 통해 단기간 집중 인슐린 치료를 시행하고 2년간 장기 추적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내분비 대사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Impact Factor 6.715)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