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국내 1호 영리병원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최종 승인이 제주도지사의 손을 떠나 정부로 넘어가자 시민단체들이 정부에 허가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자본을 투자받은 외국 영리병원으로 지난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의 사업계획서 승인을 받았다. 이후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허가 여부 검토를 거쳐 현재는 제주도지사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최종 승인이 지난해 말부터 계속 연기되고 있다. 이 병원에 대한 지난 박근혜 정부의 사업계획승인 개입과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 투자 등 영리병원 설립 조건을 담은 제주특별자치도법 조례 위반 의혹 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근 녹지국제병원 허가를 정부와 상의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 사안을 더 밀어붙이기에 정치적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며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본지는 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 홍영철 공동대표에게서 녹지국제병원 승인 현황과 정부에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다.
-.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허가가 연기되고 있다.
“사실상 제주도지사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도민 75%가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를 반대하고 있다.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진출 등으로 녹지국제병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도지사가 혼자 승인을 결정하기 어려워 문재인 정부에 의견을 묻겠다며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 보타메디 및 미래의료재단측은 녹지국제병원 운영과 관련 없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미래의료재단 관계자가 녹지국제병원의 병원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미래의료재단은 녹지국제병원의 컨설팅만 한다고 했는데, 이는 의료법 위반이다. 미래의료재단이 보타메디와 더불어 녹지국제병원(운영)에 개입하고 있다는 여러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 녹지국제병원 주변 주민들이 지역경제발전 차원에서 승인을 서둘러야 한다고 한다. 시민단체의 의견과 반대되는데.
“녹지국제병원은 성형 및 피부 미용 등을 전문으로 하는 영리병원이다. 병상은 48개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지역주민들은 자기 자녀들이 (녹지국제병원에) 일하게 됐는데, 빨리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녹지국제병원의 개원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 않다. 다만 비영리로 전환해 개원하면 될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허가를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마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 원희룡 도지사가 허가 문제의 공을 정부에 넘긴 그림이 나왔다.
“정부는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정책 기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원희룡 도지사도 문재인 정부의 의견에 대해 정반대 결정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에게 (승인 문제가) 넘어왔다.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1호 영리병원으로 승인되면 전국 곳곳에 영리병원들이 들어설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