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투자 시대 활짝 열려야”
“간호사 투자 시대 활짝 열려야”
[신년기획-병원들이여 간호사에 투자하라①] 간호간병통합서비스·파트타임 간호사 정규직 채용 필요…“간호사 확보가 병원 살리는 길”
  • 권현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8.01.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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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의료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늘리고 유휴간호사 채용 활성화 등을 내세웠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행으로 간호사 인력난은 심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을 10만병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중소병원의 성패는 간호 인력 확충과 처우개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호사 인력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청구성심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중소병원이 간호사 인력난에 대처하는 자세와 간호인력에 대한 투자 효과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① “간호사 투자 시대 활짝 열려야”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
② “간호사 가치 인정해야 병원이 존속한다”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김성현 총무부장
③ 간호사 숨통 트여주는 ‘일가정 양립’ … [인터뷰] 청구성심병원 박경은 간호사

[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병원간호사회에 따르면 신규간호사의 이직률은 2011년 33.6%에서 2015년 33.9%로 답보상태다. 경력간호사도 이탈하고 있다. 근무연수가 10~15년인 경력 간호사의 비율은 11.4%로 근무연수가 1년 미만인 신규간호사(15.1%)보다 낮다.

이같은 상황에서 간호사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를 충원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역설적으로 ‘간병인과 보호자 없는 병동’, 즉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도입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상당수 간호인력이 필요하지만, 제대로만 운영된다면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해주고,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맞출 수 있는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퇴원환자 2700명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는 96.6%로 통합서비스 이전인 2012년(86%)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욕창발생률은 25%, 낙상률은 60% 줄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간호사 이직률은 2012년 46.7%에서 2015년 29%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 수치들은 간호인력 확대와 처우개선이 환자의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간호계는 “간호사에게 투자하면 환자 안전은 물론 장기적으로 병원 경영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은 “간호사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규간호사뿐 아니라 유휴간호사, 육아 문제로 사표를 품고 다니는 경력간호사들에게 임상현장으로 다시 돌아올 만한 현실적인 조건을 보여줘야 한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탄력근무제 도입은 간호사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규민 간호부장과의 인터뷰.

-. 병원 경영에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들었다. 이 난관에 어떻게 대응했나.

“지난 1988년부터 10년마다 큰 노사갈등을 겪었다. 병동 폐쇄와 파업 등이 끊이질 않았다. 병원 이미지가 실추됐고, 지역주민의 평판도 좋지 않았다. 2013년까지 간호등급도 6등급에 머물렀다.

뭔가 큰 반전에 필요한 시기에 2013년부터 지방 병원을 중심으로 간병인이나 가족 대신 간호사가 중심이 돼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구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시범사업 선도병원을 참관하고 난 뒤 환자, 간호사, 병원 모두 만족하는 제도라고 생각해 도입 준비에 나섰다.”

-. 간호사 구인난과 경제적 여건 등으로 중소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병원 경영진을 어떻게 설득했나?

“부원장님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필요한 간호 인력을 책임지고 구할 테니, 그에 걸맞게 병원 시설에 대한 투자를 부탁했다. 당시 병원측도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근처에 800병상 규모의 가톨릭대성모병원이 오는 2019년 개원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할 전략이 필요했다.

은평구 지역을 40년 동안 지켜온 종합병원이라는 타이틀만으로는 대형병원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가톨릭대성모병원이 개원하기 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도입하고 간호사 조직문화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겠다고 판단했다.

병원 경영진에게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간호등급 3등급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득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잠재적인 이용자인 은평구 노인 인구가 서울 25개구 중 가장 많은 7만명인 점도 서비스 시행의 근거로 작용했다. 곧 경영진, 총무, 원무부장들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초기 선도병원인 일산병원, 국립의료원 등을 방문하며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 경영진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의 관건일 수 있겠다.

“병원 경영진에게 이뤄낼 성과를 확실히 제시하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병원 존립의 핵심이 간호사라고 피력했다. 병원측도 많은 노사문제를 겪은 전례에서 간호사 인력 확충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한 상황이었다.

청구성심병원의 경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급여목록 및 금액을 적용하면 입원환자 1인 1일당 수가는 17만1114원이다. 여기에 야간전담 간호사를 5% 이상 배치하면 간호간병료의 30%를 가산하기 때문에 종합병원 최상의 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참여하는 민간병원은 병상당 100만원, 최대 5000만원의 지원금이 나온다. 이 같은 혜택 등을 경영진에게 상세히 알리고 적극적으로 도입 검토를 요청했다.”

-. 병원 경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는 지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퇴원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간호사가 자주 들어와서 봐주니 좋다’, ‘의료진이 친절하다’, ‘재입원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팀간호를 하다 보니 진료부의 만족도도 좋아졌다. 25개 병실마다 화장실을 다 설치하는 등 시설에 투자한 것과 병실 가동률이 90%에 달하는 것도 간접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

▲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

-.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근무 간호사들에게 돌아가는 직접적인 혜택은.

“특수부서수당으로 월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중심에는 간호인력이 있다. 간호간병료수가는 간호사들에게 돌아가야 간호사 구인에 있어 선순환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기준 신규간호사 연봉을 2900만원(밤근무 6개 포함)에서 올해 초 3500만원으로 600만원 인상했으며, 간호사 구인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계획은?

“올해 병원 한 곳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4개 병동까지 운영할 수 있게 허용된다면, 향후 3병동(일반외과)과 7병동(일반내과)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문제는 간호사 채용이다. 경영진에게 급여나 처우 부분을 해결해줄 것을 건의했다. 실현된다면 청구성심병원의 병동 대부분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운영되는 보호자 없는 병동이 될 것이다.”

-. 탄력근무제도 운영 중이다. 도입 배경은. 

“간호사 인력 충원 때문이었다. 내과병동 40병상에 처음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간호인력을 충분히 뽑은 상태라 큰 문제가 없었다. 시행 한 달 만에 40병상이 다 찼고 예약 대기가 있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 이에 외과병동에 59병상을 추가하면서 간호사 40명을 더 모집해야 했다. 간호인력취업교육센터와 구인 사이트를 통해 인력을 모집했지만, 간호사가 부족했다. 결국 탄력근무를 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뽑았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간호인력 근무형태를 보면 단시간 시간제(주당 16시간~20시간) 0.4인(하루 4시간 근무자)으로도 수가가 인정된다. 임신과 육아, 경력단절 문제가 있는 간호사들이 시간선택제를 선호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근무하면 자녀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집으로 데려가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이들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하루 8시간 근무자와 같이 4대보험을 보장했다.”

-. 병원 경영진을 어떻게 설득했나.

“경영진에는 시간선택제 간호사들이 점차 병동에 자리매김하면 8시간 근무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병원이 다양한 근무형태를 운영 중이라고 한다면 간호사 채용에 유리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탄력근무제가 병원경영과 사회에 미칠 영향은.

“간호인력이 잘 유지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수가가 인정되는 것만으로도 경영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간호인력이 전보다 많다보니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했다. 간호사는 보호자 응대가 줄고 병동 환경이 개선돼 전보다 쾌적하게 일하고, 팀간호를 통해 간호사로서의 자질 향상과 환자의 대한 책임감이 상승했다고 생각한다.

시간제근무제와 같은 탄력근무제는 임신과 출산, 육아 문제에 직면한 여성 근로자의 사회 참여를 격려해 여성의 경제활동을 높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 해결에 일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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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미령 2018-01-10 06:29:03
우리나라의 낮은 의료수가가 간호사 낮은 급여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3교대해서 인상 후 연봉 3400은 박봉입니다
차라리 다른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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