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질환,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치료 어려워”
“노인질환,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치료 어려워”
[토요센터탐방 (21) 경희대병원 어르신 진료 센터] “눈에 보이지 않는 증상까지 파악해야 … 노인의학 접근 중요”
  • 현정석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7.1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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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방식이 의사 위주에서 환자 질환 위주로 전환되면서 하나의 질환을 가지고 여러 의사가 모여 진료하는 방식, 즉 다학제적 진료를 위한 센터가 병원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환자가 오면 각 분야 전문의가 모두 모여 치료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해 실수를 줄이고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매주 토요일, 특색 있는 센터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16) 일산백병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 “경기 서북부 신생아는 우리가 살리겠다”
[(17) 베스티안 서울병원 화상재건센터] “우리병원 문 닫는 날까지 예방 힘쓸 것”
[(18)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수면장애, 환자  본인도 원인 몰라 … 우습게 보면 안돼”
[(19)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30년 역사, 7만명의 화상 환자가 말해준다”
[(20) 한일병원 화상센터] “전기화상, 일반 화상보다 더욱 심각 … 고압 전기화상은 뼈 절단까지 필요”

[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노인 질환은 단편적으로 접근해서는 치료가 어렵다. 각종 장기의 노화 현상, 약물 부작용, 감염과 같은 위험 요인 등 복합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어르신 진료센터 원장원 센터장)

2013년 5월8일 어버이날을 맞아 개원한 경희대병원 ‘어르신 진료 센터’의 가장 특징은 숨어있는 노인의 기능장애를 찾아내 관리하는 ‘포괄 진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스템은 노인의학 전문가인 원장원 센터장을 중심으로 재활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를 비롯해 한방 내과와의 협진을 실시, 여러 진료과를 방문해야 하는 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하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를 배려한다.

따라서 고혈압과 당뇨같이 겉으로 드러난 질환뿐 아니라 이면에 숨어 있는 기능 장애를 찾아 치료하고자 근력·근육량·골밀도·치매·우울증 검사·복용 중인 약물분석 등의 포괄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노인 특유의 증상을 파악해 그에 맞는 진단과 개별 관리법을 제공하며, 숨겨진 질환을 찾아내 미리 관리할 수 있다.

▲ 경희대병원 어르신 진료 센터

이에 더해 의사·약사·영양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간호사로 구성된 노인의료팀을 구성해 월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해 노인 환자의 진료 조정·위험 평가·대책 마련·퇴원 후 관리 등을 논의한다.

이 회의는 통해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사고와 각종 숨은 질환을 미리 진단하며 예방과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 센터측의 설명이다.

▲ 경희대병원 전경

팀별 역할을 보면 우선 영양팀은 입원 환자에게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식단을 제공한다. 영양관리에 도움이 되는 간식 메뉴를 먹기 쉽도록 푸딩 등의 형태로 별도 개발했다.

물리치료팀은 입원 기간 동안 병실을 직접 방문해 개별 운동 교육을 하며, 퇴원 후 관리를 위해 약제팀에서는 약물 복용방법과 부작용 등의 설명을, 사회사업팀에서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센터에서는 노인의 특성을 반영, 3인실로 구성된 ‘어르신 친화병실’도 별도 마련했다. 낙상 예방을 위해 침대 높이를 기존 병실보다 낮추고 낙상 방지시설을 갖췄다. 달력보다 일력을 배치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옛날 사진을 벽면에 장식하는 등 친숙한 환경을 조성했다.

의학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운 노인의 특성을 고려해 2개월에 한 번씩 정기 건강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다음은 경희대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원장원 센터장과의 인터뷰.

▲ 경희대병원 어르신 진료센터 원장원 센터장

-. 노인 환자는 여러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노인 질환은 단편적으로 접근해서는 치료가 어렵다.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경우가 많아 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각종 장기의 노화 현상, 약물 부작용, 감염과 같은 위험 요인 등 복합적인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노인이 호소하는 증상 중 절반은 명확하게 진단할 수 없는 것으로, 노환 탓인 기능 문제가 가장 많다. 이 때문에 진료과와 병명을 특정 짓기 어려워 다른 과를 가거나 해서 질환이 방치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면 또 다른 질환을 일으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기능장애를 찾아내는 노하우가 있다면?

“중요한 것은 보행균형과 인지장애다. 포괄적 기능평가에서 검사를 해 확인한다. 의사가 들어오는 모습을 관찰하고 대화를 하면서 확인을 한다. 보통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파킨슨일 경우 손이 떨리거나 다리를 끌면서 걷는다거나 기타 등등 문제가 있는데 정형외과에 가서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척추협착증이 있기 때문이다. 의사의 관점이 중요한 이유다.”

-. 어르신 친화병실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

“벽에 예전에 자주 봐왔던 일력을 걸거나 예전 사진들을 걸어 놓았다. 자기가 친숙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되면 좀 더 건강해진다. 이외에도 문턱이나 지지대 같은 것을 설치해 노인환자들이 불편해 할 수 있는 부분을 신경 썼다.”

-. 노인들은 약물을 잘못 복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대비는?

“평소 드시던 약을 가지고 오시라 해서 중복되거나 병용처방해서는 안 될 부분을 체크한다. 약을 다섯 가지 이상 먹게 되면 부작용도 늘어난다. 많은 분들이 건강의 문제가 아니라 약을 잘못 먹어서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섬망이나 체중감소, 식욕저하의 경우 잘못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약을 드시는 분의 경우에 혹시 문제가 될 것 같으면 한의원에 얘기해서 이런 약을 먹고 있으니 상담하라고 한다.”

-. 노인들 특유의 보이지 않는 증상도 많을텐데.

“노인들이 호소하는데 기존에 의사들이 배우지 않은 노인증후군이 있다.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들처럼 감염이 되도 열이 잘 나지 않는다. 대신 식욕이 떨어지거나 쓰러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 제일 흔한 것이 폐렴이나 요도염이다.

우울증도 대표적인 보이지 않는 증상이다. 나이 들어서 의욕이 없다거나 식욕이 없다거나 한다고 생각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전에 환자분이 체중저하로 내원을 했는데 알고 보니 치매가 원인이었던 적도 있다.

보행장애의 경우에도 약물 부작용이거나 척추 이상, 내과적 질환, 파킨슨, 전해질 부족, 감염 등 다양하다. 이런 것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낙상 환자도 심근경색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런 관점으로 봐야만 제대로 된 치료가 된다.

젊은 사람처럼 될 수는 없지만 좀 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못 움직이던 분이 걸어서 들어오실 때 상당히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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