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화상, 일반 화상보다 더욱 심각 … 고압 전기화상은 뼈 절단까지 필요”
“전기화상, 일반 화상보다 더욱 심각 … 고압 전기화상은 뼈 절단까지 필요”
[토요센터탐방 (20) 한일병원 화상센터] 80년 역사, 최초 전기화상 치료 시작 … “환자 희망 지키는 것이 중요”
  • 현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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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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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방식이 의사 위주에서 환자 질환 위주로 전환되면서 하나의 질환을 가지고 여러 의사가 모여 진료하는 방식, 즉 다학제적 진료를 위한 센터가 병원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환자가 오면 각 분야 전문의가 모두 모여 치료방법과 시기 등을 논의해 실수를 줄이고 치료 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매주 토요일, 특색 있는 센터를 찾아 소개한다. [편집자주]

[(16) 일산백병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 “경기 서북부 신생아는 우리가 살리겠다”
[(17) 베스티안 서울병원 화상재건센터] “우리병원 문 닫는 날까지 예방 힘쓸 것”
[(18)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수면장애, 환자  본인도 원인 몰라 … 우습게 보면 안돼”
[(19)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30년 역사, 7만명의 화상 환자가 말해준다”

[헬스코리아뉴스 / 현정석 기자]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화상센터 타 화상센터와 달리 전기 화상 전문을 표방한다. 고압전기(2만2900V)로 인한 급성기 중증화상환자를 다학제로 빠른 시일내에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강점이다.

외과, 응급의학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피부과, 마취통증의학과가 협진하고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등이 재활을 돕는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협력진료시스템으로 어떠한 화상환자에게서도 치료 시 발생되는 여러 가지 응급상황과 문제들에 대해 신속하게 처치가 이뤄지는 ‘핫라인 원스톱 화상 진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화상환자가 많다보니 응급실에서도 빠른 초기 처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전기화상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진료실적을 보이고 있다. 대학병원급도 고압전기 화상환자의 전문적 치료를 위해 한일병원으로 이송하는 경우가 많고 제주도에서도 응급헬기를 타고 내원한다.

▲ 한일병원 전경

한일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기화상은 일반 화상과 다르고, 더욱 심각하다. 작업장에서 일어나는 전기화상은 주로 고압화상으로 광범위한 4도의 심부화상을 동반한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으며 범위가 넓고 심한 경우 화상전용 중환자실에 입원해 지속적인 검사 및 모니터링을 통해 상태를 감시하며 상처 부위에 조기 가피절제술을 시행하고, 이후 이식술, 피판술을 통해 상처를 재건하는, 일반 화상치료에 비해 훨씬 큰 수술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압 전기화상의 경우 근육과 뼈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아 절단술까지 필요한 경우도 빈번하다. 불가피하게 제거해야 하는 부위 이외에는 최대한 보존해 절단범위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전기로 인한 화상은 열상이나 화염 화상과는 달리 손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남는 흉터가 추후 일상생활 복귀에 더 큰 장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일병원에서는 치료 후의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드레싱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수술 시에도 전층 피부이식술 및 바이오 인공진피를 이용한 피부이식술 등의 기법을 사용해 기능적 후유증을 최소화시킨다.

안면부 화상은 깊이가 표재성 2도인 경우 7일 이내에 치유시킬 수 있는 드레싱 노하우를 바탕으로 흉터를 최소화한다. 심재성 2도인 경우에도 가급적 수술을 하지 않는 치료를 하고 있으며 2주 이내로 치료해 가장 흉터가 남지 않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소아화상은 성형외과에서 담당하며 소아병실을 별도로 운영한다.

▲ 한일병원 화상센터에서 송진경 센터장이 화상치료 수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 시스템으로도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한일병원의 입장이다. 때문에 현 박현수 원장 취임 후 화상센터를 더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외래, 병동, 화상연구소 등을 통합배치하는 리모델링이 준비 중이다.

센터 리모델링이 끝나면 화상병동 전체를 멸균시설 구비로 감염을 완전 차단하고 양·음압 멸균 격리실을 설치해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현 박현수 원장의 계획이다.

한편 1937년 설립된 한일병원은 1999년 우리나라 최초 ‘화상학회’를 당시 성기호 한일병원장이 설립해 초대학회장으로 추대되는 등 국내 화상치료의 산 역사의 증인과 같은 위치를 지켜 왔다.

다음은 한일병원 화상센터 송진경 센터장과의 인터뷰.

▲ 한일병원 화상센터 송진경 센터장

-. 한일병원에 오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성모병원에 있다가 잠시 개원가에 있었다. 미용성형만으로는 치료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한일병원으로 오게 됐다.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돈보다 환자를 치료하는 보람이다. 성형외과를 지원하면서부터 화상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이곳에 와서 환자들이 빨리 좋아져 퇴원하게 되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 전기화상환자는 치료가 어렵지 않나?

“전기화상은 크게 두 가지다.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콘센트에 젓가락을 넣는 정도지만 성인들은 2만2900V 고압전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피부만 상하는 것이 아니라 근육과 뼈까지 다쳐서 들어온다. 전기가 대부분 손으로 들어와 어디로 나가느냐가 문제인데 심장을 지나게 되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어제 들어온 환자의 경우 팔꿈치로 들어와서 배로 빠져나갔는데 팔꿈치의 경우 신경까지 1/3 정도 손상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환자가 치료될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도록 열심히 치료하고 있다.”

-. 정신건강의학과에서의 치료도 중요하다고 들었다.

“화상은 큰 상처가 아니더라도 그 당시의 상황이 트라우마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 또, 환자가 의욕이 없거나 할 경우에도 치료가 더뎌진다. 잘 치료될 거라는 희망이 중요하다. 자살을 시도했거나 하는 환자의 경우 다른 환자들보다 치료가 2배 이상 더 걸린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 협진을 의뢰해 환자가 정신적으로도 좋아지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화상환자의 정신과 치료가 보험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점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 드레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데.

“과거에는 화상환자에게 소독약을 들이부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거즈에 바셀린을 발랐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르는데 그 뒤에 거즈를 떼어낼 때 피가 나면서 굉장히 고통스럽다. 치료라는 것은 환자를 안 아프게 해야 하는데 고통을 준 것이다.

우리는 거즈보다는 폼 제형을 많이 쓴다. 최근에는 진통제가 들어있는 폼을 쓰는데 이렇게 되면 환자의 고통이 많이 줄어든다. 그래서 의료진이 직접 드레싱을 하고 상처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 전국에서 환자가 온다는데 어느 정도인가?

“제주에서도 전기화상의 경우 응급헬기를 타고 바로 옆 도봉소방서에 내려 응급차를 타고 들어온다.

그뿐 아니라 주변의 대학병원에서도 화상에 대한 노하우가 적기 때문에 우리 병원을 소개시켜 주는 경우도 많다. 환자들도 언제 치료되는지 치료비가 얼마나 드는지 대답을 잘 못하는 병원 의료진에 실망해 우리에게 오는 경우도 많다.

예전보다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전기화상 환자가 줄어들었지만 보통 30~40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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