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강화’ 문재인 케어 열쇠 될까
‘일차의료 강화’ 문재인 케어 열쇠 될까
서울의대 김윤 교수 ‘일차의료 급여화·인센티브 제도’ 제안 … 의료계 “전문의만 80%, 적합성 떨어져”
  • 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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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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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건강보험은 일차의료 강화 없이 지속 불가능하다.”(서울대의대 김윤 교수)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한국과학기술회관 아나이스홀에서 2일 개최한 ‘건강보험 보장강화와 의료체계 혁신포럼Ⅲ’ 중 ‘일차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전달체계와 수가 구조 개편’ 발표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김윤 교수는 “우리나라의 고혈압과 혈당관리율은 각각 45%, 1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많은 만성질환자가 일차의료를 이용하기보다 종합병원으로 가고 있어 만성질환관리 체계가 붕괴되고 있다“며 일차의료 강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04년~2013년 외래진료비 증가율은 상급종합병원이 161%, 의원은 81%로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 서울대의대 김윤 교수

‘일차의료 급여화·인센티브 제도’ 제안

김 교수는 일차의료 강화 전략으로 일차의료 급여 확대, 종별 기능 분화를 통한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을 꼽았다.

그는 “일차의료 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급여화로 진료의 포괄성과 지속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차의료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칸막이도 쳐야 할 것“이라며 “다만 현재는 환자가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상황이다. 당장은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환자의 흐름을 유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즉 각 의원이 종별기능에 맞는 환자를 진료하면 진료비를 올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진료비를 깎거나 유지하자는 것이다. 환자의 경우 경증으로 상급종합병원에 가면 본인부담률을 높이고, 대신 의원에 가면 본인부담률을 줄여 종합병원으로 쏠림을 방지하자는 주장이다.

▲ 김윤 교수가 의료전단체계와 수가구조 개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적정수가 보상방안’ 공개

이어 김 교수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적정수가 보상방안을 공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모든 의원이 일차의료의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진찰료 인상을 통해 적절한 진찰시간 보상과 만성질환관리서비스의 급여를 인정받는다.

▲ 김윤 교수가 공개한 전달체계 개편을 위한 적정수가 보상방안

추진방안을 살펴보면 일차의료 의원의 외래 진찰료의 경우 ▲현재수가를 일률적으로 33% 인상 ▲초진(60%)과 재진(20%)을 차등해 인상 ▲진찰료를 5분(2만원), 10분(4만원), 15분(6만원) 등 시간 비례 인상 ▲만성질환관리를 위한 급여 확대와 연계해 인상 등이다.

“만성질환관리 실패, 의사 탓만 아냐”

▲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이동욱 총괄사무총장

하지만 일차의료 강화에 앞서 의료계에 산적한 기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이 제기돼 설전이 오갔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이동욱 총괄사무총장은 “만성질환관리 실패 문제를 의료기관과 의사에만 돌리는 것 같다”며 발제 내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총괄사무총장은 “만성질환자의 합병증 문제는 진료에 잘 따르지 않는 환자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할 수 있다”며 “의료기관과 의사만 통제하면 일차의료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정립에 여러 요소를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전문의만 80% 일차의료전달체계 맞지 않아”

이동욱 총괄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전문의가 대부분인 국내 상황에서는 일차의료의료전달체계의 적합성이 맞지 않으며, 개편에 앞서 일부 상급종합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과 의료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차의료기관의 의사 중 80%가 전문의로 일차의료전달체계에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1, 2, 3차 의료기관마다 환자 유지를 위한 칸막이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환자들은 3차 의료기관 중에도 빅5병원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종별 기능 분화에 따른 인센티브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총괄사무총장은 “현재 상위 10~20% 병의원에 환자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인센티브 제도의 혜택은 이들이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윤 교수는 “일차의료 급여 확대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환자관리료를 지급해 환자관리에 대한 책임을 부여할 것”이라며 “환자가 보다 포괄적이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 환자 분포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차의료 급여 확대는 환자 한명에게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보다 환자를 적게 보면서 수입은 같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패널 토론에 앞서 김윤 교수는 문재인 케어 시행의 우려에 대해 “일각에서 노인 의료비 지출이 계속 증가하는데 문재인 케어를 어떻게 감당하냐고 우려한다”며 “문재인 케어를 하지 않아도 5년 뒤 노인 의료비 증가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의료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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