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권현 기자] 을지병원 노조가 파업 37일째(15일 현재)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과 좀처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파업이 한창인 지난달 30일 을지재단 박준형 회장은 이번 사태의 여파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노원지역 시민단체들은 노조측에 힘을 보태며 사측을 교섭장으로 나오도록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언론들은 한 종합병원의 장기자랑 간호사 사건을 집중 조명하며 병원의 병폐를 질타하고 있어, 노조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을지병원 노조 차봉은 지부장을 만나 지난달 26일 파업 기자회견 이후 사측과 교섭 진행 현황,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파업 37일째다. 조합원들이 지치지 않았나?
“조합원의 파업 열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어제는 그동안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주임 간호사들이 내려왔다. 파업 분위기는 더욱 활기차고 견고해지고 있다.”
-. 지난 7일 사측과 자유교섭을 한 이후 9일과 10일 집중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대화국면으로 가는 분위기였다.
“지난달 26일 3차 조정 후 12일 만에 노사가 만나 1, 2차 자율교섭을 했다. 하지만 서로 의견차가 많다는 것만 확인했다. 진전된 것은 없다. 다만 노사관계의 시작은 대화이므로 사측에 집중교섭을 요청을 했다. 그러나 사측은 ‘서로 입장변화가 없다면 만날 필요가 없다’며 지금까지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 교섭이 결렬되는 이유는?
“타 사립대 병원와 임금격차 해소가 문제다. 사측은 을지병원 임금수준이 타 사립대 병원 임금의 80%라고 한다. 따라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4년동안 5% 정도 추가 인상하면 사측에서 주장하는 조건(타 병원 임금의 80% 수준)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사측은 ‘올해는 힘들고 내년부터 하자’는 입장인데, 내년부터 하면 7% 수준의 임금 인상이 예상돼 사측이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측이 통큰 결정을 한다면 직원들이 지금까지 병원을 불신했던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을지재단 박준형 회장이 지난달 30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앞으로 교섭에 미칠 영향은?
“재단의 실질적 책임자인 분이 사퇴했다. 이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두세 번 회장직을 사퇴하고 복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갖고 재단이 사태해결에 나설야 할 것이다.”
-.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병상 가동률이 줄었다고 들었다.
“기준 병상이 602병상인데 실제 운영하는 병상은 2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병원 외벽에 (현수막을 지치고) 정상진료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믿고 진료받으러 온 주민들은 병원의 행태에 공분하고 있다. 40여일 동안 지역주민의 건강권에 영향을 주고 있는 사측은 사태해결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 향후 계획은?
“노조는 실무, 본 교섭이든 밤샘, 주말 교섭이든 상관없이 교섭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사측은 각성하고 교섭장으로 나와야 한다. 오늘 오후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병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저는 옆 병원으로 옮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