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기자]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자체 개발 제품을 내놓는 제약사부터 도입 상품을 판매하는 제약사까지 유형도 다양해 관련 시장은 각 회사의 ‘마케팅 파워’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골다공증 복합제 ‘라본디캡슐’은 최근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약물심의위원회(D/C)를 통과해 처방이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지 약 반년 만이다.
라본디캡슐은 다케다제약 ‘에비스타’(라록시펜)의 주성분인 ‘라록시펜’과 비타민D인 ‘콜레칼시페롤’ 성분을 합친 복합제다. 이들 두 성분을 합친 복합제를 내놓은 제약사는 한미약품이 처음이다.
에비스타는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SERM(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작용물질) 계열 약물이다.
골다공증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비타민D 수치가 떨어져 이를 보충하기 위해 비타민D 제제를 추가 복용한다. 통상 비타민D 제제들은 알약 크기가 커 골다공증 치료제와 비타민D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의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복용 후 위장관계 부작용 등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에비스타는 단일제인데도 매년 150억원 이상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라본디는 시장 1위 약물과 성분이 같으면서 비타민D를 따로 복용하지 않아도 돼 에비스타보다 복용이 편리한 게 장점이다. 비전형 대퇴골 골절 등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어 일정 기간 복용한 뒤 휴지기를 가져야 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과 달리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동광제약의 ‘썸디정’, LG화학의 ‘라로본플러스정’, 제일약품 ‘본두베정’, 하나제약 ‘랄록시플러스정’, 알보젠코리아 ‘본듀오정’ 등 라본디와 동일한 복합제가 지난달 시판허가를 받고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라본디캡슐이 이보다 반년 이상 앞서 허가를 받고 이미 시장에 진입한 만큼 선점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다국적사 제품 판권 인수 … 마케팅에 강한 드라이브
대웅제약은 최근 산도스의 골다공증 치료제 ‘졸레드론산주’의 국내 판권 및 허가권을 인수했다.
이 제품은 대표적 골다공증 치료 제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 주사제다. 1년에 한 번만 투약하면 된다.
폐경 후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 남성의 골다공증 치료, 저충격 고관절 골절 후 새로운 골절예방 등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 가운데 가장 많은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유통·판매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이 독점 판매하던 약물로, 연간 매출액은 81억원 정도다.
이번 판권 인수에 따라 대웅제약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게 됐으며, 마케팅 또한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향후 졸레드론산주의 매출을 2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종근당, 따끈한 신약 도입 … 시장 영향력 넓힌다
종근당은 지난달 암젠과 골다공증 치료 생물학적 제제 ‘프롤리아’(데노수맙)에 대한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프롤리아는 RANKL(Receptor Activator of Nuclear factor Kappa-B Ligand) 표적 골다공증 치료제다.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로, 장기간 치료할 때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우수한 골절 예방 및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 그동안 비급여로 처방되다가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번 계약은 국내 골다공증 영역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사가 최초로 체결하는 생물학적 제제 파트너십이다. 암젠은 종합병원, 종근당은 준종합병원과 의원에서 프롤리아의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약의 마시는 골다공증 치료제 ‘마시본’, 안국약품의 발포형 골다공증 치료제 ‘비노스트’ 등도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며 “고령화에 따라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